字夢のノート(공책)/영화 映画の話

가을 단풍에서 봄의 흰 꽃으로, 파프롬헤븐

자몽미소 2003. 5. 27. 22:24

가을단풍에서 봄의 흰꽃으로/ Far from hae...

 

 

*가을

사방이 붉게 환호하는 가을이다.  

정원 잘 꾸며진 집 앞으로 차 한 대가 멈추고 차 안에서 내리는 그녀는 사교계의 여왕이라 지칭되는  캐시다. 줄리안 무어가 주연한 캐시는  모든 게 충만한 곳의 주인공이다. 사랑스런 자녀와 능력있는 남편, 주위의 친구들은 그녀를 칭송하고 이웃과 소외된 사람들에게도 너그러운 그녀는 50년 대 미국이 내 보이고 있던 부와 자선을  풍만한 몸과 아름다운 옷과 고운 미소로 보여준다.

흑인 하녀와 흑인 정원사를 부리고 있지만 그들에게 그녀는 예의 바른 귀족의 자리에 있고 그 품위는 우아하다. 그런 점들로 인해  그녀는 지방신문에 모범적인 가정을 이끄는 모델로서 소개되기도 한다.  느닷없이 집을 방문한 흑인권익단체에도 그녀는 예의 미소로 화답하고 속으로 잘 감싸 안은 집안은 튼튼한 나무처럼 우뚝한 모습으로 서 있는 것 같다. 남편의 비밀을 알아차리기 전까지는 그랬다.



* 가을의 비밀

남편은 흔들리는 나무이다. 직장에서도 가정에서도 그는 불안한 상태로 앉아 있으며 계절의 나무들은 잎을 떨구기 시작했다. 이미 그녀의 가정은 한 차례의 회오리가 몰아친 후다. 흑백인종의 차별이 엄연한 사회에서 흑인 정원사 레이몬드는 그녀와 소통할 수 있었던 유일한 사람이었다 그러나 그와의 만남은 그 가정의 또다른 화근이 되어 악소문이 마을을 휩쓸고 남편은 그녀를 다그치며 험악해진다. 남편의 비밀을 혼자 앓는 캐시는 그저 한 집안이 안정된 물결 위에서 흘러가길 바랄 뿐이다. 남편이 점점 나락으로 빠져 들어가지만 여전히 그녀는 희망을 놓지 않는다.  악소문의 원인이었던 정원사 레이몬드도 해고하고 주변을 정리하며 그녀는 이 위험한 순간이 어서 지나가길 바란다.  새벽의 악몽처럼 꿈에서 깨어나 꿈길의 위험에서 벗어나기만 하면 그녀는 잃어 버릴 게 없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 위험한 겨울

그러나 도망치듯 갔던 여행지에서 남편 프랭크는 새로운 사랑을 찾았다. 여전히 그는 여자인 아내보다 남자 새 애인에 끌린다. 자신을 진실을 재발견하는 남편은 이제 그녀의 안온한 포옹도 거절한다.  가정과 아내와 자식들에게 무심하지만 자신의 사랑에 대해서는 맹목적인 남편은  급기야그녀에게 이혼을 요구한다. 그제서야 그녀는 가장 믿었던 친구에게 그 동안의 일을 고백하고 속내를 들여다 보이지만  소통되었다고 믿었던 그 친구 또한 캐시의 진심, 레이몬드와는 대화를  할 수 있었다는 마을 듣는 순간 가장 적대적인 표정으로 돌변해 버린다.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그녀에 비해 그녀의 친구는 그 시대의 보편적인 억압, 성차별과 인종차별의 부당성을 인식하지 못하는 사람이다. 친구는 가슴으로 사람을 만나는 그녀와는 또 다른 여자다. 위선이라는 이름의.



*떠나는 계절

레이몬드 또한 그 고장을 떠난다.

그녀는 이제 홀로 서야 하지만 어디서부터, 무엇부터 해야할지 알 수 없다. 나중에 레이몬드를 따라 가겠다는 약속은 자기 자신을 발견하겠다는 또다른 표현으로 읽히지만,  그녀는   홀로 서투른 발걸음을 어디서부터 떼어놓아야 할까.

믿고 있었던  것과의 결별. 의지하고 싶은 것과의 결별.

혼자 견뎌햐 하는 삶의 무게를 주인공 캐시의 줄리언 무어는 말없음의 고요함으로 연기했다. 그녀의 섬세한 표정과 슬픔을 참아내는 연기가 매혹적인 영화였다.



*재해석

감독 토드 헤인즈는 더글라스 서크의 1955년작 [천국이 허락한 모든 것]을 새로운 시각으로 다시 만들었다. 영화 < Far from haeven>에서 그는 사랑의 표면 아래 미세하게 꿈틀거리는 틈에 주목함으로써 보다 새롭고 깊이 있는 멜로드라마를 완성해냈다는 찬사를 받기도 했다.



멜로드라마는 늘 우리 주위에 널려 있기 마련이다. 내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이 그런 것 같다. 낭만적 사랑의 욕망은 드라마와 영화를 통해 재생산되면서 우리의 뇌속으로 침투하며 사랑의 주문을 외우고 있는 것은 아닐까,

아무 것도 예비하지 않은 그녀에게 홀로 남겨진다는 것의 두려움이 컸을 만도 한데 감독은 두려움을 말하지 않고 희망의 봄꽃으로 화면을 메웠다.



* 봄의 힘

50년대의 시점이 아니라 현대의 시점이라면  홀로 남음이 희망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녀는 위선으로 가득한 그 고장을 벗어날 자유와 자기의 삶을 새롭게 구축할 기회를 얻었으니까 말이다. 그녀 자신 진실로 가슴에 사랑을 가득 담은 인물이고  그것은 이 시대에 흔하지 않은 자산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감독은 낭만적 사랑에 대한 재평가를 이제 곧 떨어져 버릴 가을의 붉은 단풍이 아니라 봄의 흰 꽃으로 담아 두었나 보다. 흰 꽃이 분분한  마지막 화면은 그녀의 사랑가득한 가슴을 대신한 것인가 한다.

# 03|05|27 15: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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