字夢のノート(공책)/자몽책방

<남자의 결혼,여자의 이혼>/ 김혜련

자몽미소 2003. 3. 29. 21:30

남자의 결혼, 여자의 이혼-김혜련

 

제목이 심상치 않다. 여자와 남자가 함께 결혼을 하였다면 이혼도 함께 하는 것이어야 하는데 이 책의 제목은 < 남자의 결혼 여자의 이혼>이다.

저자는 어린 시절 책읽기에 몰두하는 문학소녀 였고 그러기 때문에 조금은 삐딱한 시선을 가질 수 있었다. 거기서 그녀는 자기의 가정이 행복한 가정이 아니었음을 알아차린다.

그러한 가정사에 연이어 그녀의 가정도 곧 와해를 하기에 이르렀고 그녀는 이혼녀가 되었다.

이 글은 그녀가 자기의 삶과 여자의 삶에 대해 좀 더 진지하게 성찰하기 위해 공부하기 시작한 여성학에서 자기의 문제를 본 데서 연유하였다.

그녀는 대학원 논문을 준비하면서 수많은 여성들을 만났고 그들의 언어를 모았으며 그것을 분석하며 그녀들의 인생을 들여다 보는 일을 하였다

그 보고서가 논문으로 만들어지고 다시 이 책으로 재생산 되었다.
나는 이 책을 나의 이혼 직후인 1998년에 만났다.
또하나의 문화 동인이었던 후배가 보내 준 이 책을 접하며
자기가 견디던 문제를 제대로 문제화 하여 고민하였던 이 책의 저자에게 경의를 표하였다.
적어도 그녀는 가장 고민하였던 자기 삶의 문제를 차례차례 분석해 내며 자기의 삶을 바르게 세울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새로운 가족의 형태를 인정하고 그것을 실천하기도 하는데

아들과 초등학교 선생인 후배와 한 지붕 밑에서 살며 실지로도 새로운 가족의 모범을 만들어 보이고 있다.

그녀가 만난 이 책의 주인공들은 나의 이야기일 수도 있는 상황을 솔직하게 이야기 하고 있고 그녀들이 이혼에 대해 생각하고 있는 문제는 한국의 여성들이 겪고 있는 고통의 단면이기도 하여서 이내 이 책의 숨결에 동의 하게 된다

결혼에서 파생되는 여러 가지의 갈등에 세련되게 대처하지 못하는 이들의 문제는 그들의 탓이기보다 거대 한국 사회의 가부장적인 습관에서 연유한 것이 많았고 거듭거듭 밀려 들어오고 있는 산업사회적인 이데올로기와 우리에 내면에 깔린 정서가 융화 하지 못하는 과도기적인 시대 탓일 수도 있을 것이지만
이 책이 궁극적으로 이야기 하고 있는 것은 이혼이 늘어나고 결혼의 갈등이 계속 우리를 갉아먹고 있는 현실을 현명한 방법으로 잘 받아들이자는 데 있다. 라고 마무리 되는 이 책의 주장은 그러므로 우리 사회가 성숙한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며 서로에 대한 배려와 애정이 있는 사회가 될 때라야만 우리의 결혼이 건강해지고 성숙하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자연이 나날이 변화하는 것들로 이루어진 오묘한 우주이듯이
우리네 삶의 가장 핵심으로 보이는 결혼도 그 제도에서 부터 정서적인 면까지 변화를 지속시키며 변모하는 것들이 있을 것이다
거기서 파생되는 여러 상황들을 잘 다듬는 일은 바로 성숙함에서 나올 일이며 성숙해진다는 일은 변화를 기꺼이 껴안는 데서 만들어 질 것이다

저자의 결말이 너무 거창하지 않은가 하는 의문이 들기는 하나
결혼이 개인과 가족을 넘어서 한 사회의 주축이 되고 있음을 인정하는 개인이라면 공동체적 성숙에 대한 저자의 주장에 대해 반감을 가질 수는 없을 것이다.

끝으로 우리의 결혼에 대한 사유에 대해 도움이 될 여러 가지의 책과 영화에 대한 소개와 기관들에 대한 정보가 부록으로 실려 있어 재미있는 책이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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