字夢のノート(공책)/자몽책방

나는 이런 책을 읽어왔다/다치바나다카시 [책읽기]

자몽미소 2002. 4. 4. 21:44

알라딘 독자서평에 올린 글입니다.



'책은 대학이고 정보신진대사를 위한 것이다'

저자인 다치바나 다카시의 말이다.

책 표지로 그의 서재의 한 켠을 찍은 사진을 쓰기도 했지만 이 책 속엔 일본의 유명한 무대 미술가 세노갓파가 그린 고양이 빌딩의 일러스트도 있어서 저자가 가진 책에 대한 열광을 짐작케 한다.

그의 독서가 일반인들이 따라잡기엔 매우 보폭이 크고 넓으며 그의 책읽기가 어떤 경지 또는 에너지같다는 느낌이 들 때면 나의 독서 수준에 대한 자괴감까지 들게 할 정도이니 그의 책읽기에 대한 광적인 에너지는 그가 우리와는 다른 세계의 사람인 것 같은 느낌까지 주어 어리둥절하기도 하다.



그는 '정보신진대사'라는 말을 쓰면서 우리가 당연히 마시는 공기, 당연히 먹는 음식과 같이 계속적으로 확장해 나가는 정보에 대한 습득이 어떤 신진대사의 작용이라고 말한다. 어제 숨을 쉬었다고 오늘 숨을 멈추고 있을 수 없고 어제 식사를 했다고 오늘까지 그 식사를 몸 속에 두고 있을 수 없는 것처럼 인간의 정보신진대사를 활성화시키는 방법으로서 끊임없는 책읽기를 권하는 것이다. 권하기보다 차라리 의무이기를 바라고 있다

왜냐하면 그가 이 책의 1장에서 소개하고 있는 바와 같이 인간은 지적호기심의 덩어리이고 그러므로 이 세계에 대한 정보는 끊임없이 갱신되고 있으므로 현재를 뛰어넘는 노력은 이어질 것이며 그것이 인간이 하는 일인 이상 스스로를 가르치는 방법은 결국 책읽기라는 것이다.

그의 지적 호기심은 상당히 확산적이라 어떤 한 가지의 주제에 대해 탐구하고 싶을 때 적어도 100 여권 이상의 책을 소화해 내고 있었다. 이 부분 갸우뚱하는 고개짓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 어떻게 그많은 책을 구입하고 또 읽어내는가. 더구나 그의 책읽기는 글을 쓰기 위한 것이어서 글쓰는 작업도 만만치 않을텐데.



그러므로 그가 구분하여 말하고 있는 책읽는 이의 책읽기 목적을 살펴볼 일이다.

그는 대개 문학과 관련한 책은 읽지 않고 있었다

문학은 정보를 위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한가한 이의 책읽기가 있고 재빨리 정보를 획득해야만 하는 이의 책읽기가 있다는 것이다.그는 또한 문학의 허구보다는 체험적인 사실 앞에서 더욱 흥미를 느끼고 있었다.

그러므로 그는 속독으로 책을 읽어내며 거기서 유용한 정보를 이끌어 낼 수 있어서 우리가 하는 방식대로 전체적인 정독을 하고 있지 않았다. 전체적인 흐름과 키워드를 잡고 대충 읽어내기만 하여도 필요한 것은 모두 얻어낼 수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그러기 위해서 꼭 필요한 일은 읽을 필요가 없는 책은 되도록 빨리 가려내어 읽지 않기로 단호한 결정을 내리는 것이라고 그는 말한다.



어쨌든 독특한 그의 책읽기 방략과 그 농축된 힘에 주눅이 드는 게 사실이지만 정작 그의 이 책을 기회로 그의 다른 저서에 눈이 가는 건 이 책을 읽은 또 다른 수확이다. 이 작가가 정작 힘을 쏟아 부어 만들어 낸 책들, 다양한 방향에서의 책 이를테면  이나 < 뇌사 >등과 같은 책을 꼭 읽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그가 이 책에서도 소개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책을 쓰면서 각종의 사람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실제적인 정보와 그에 따른 흥미진진함을 담아내려고 애썼다니 그게 진짜로 맞는지 확인하고도 싶고 나로서는 전혀 알지 못했던 세계인 인간의 뇌에 대한 연구와 우주에 대한 연구를 그를 통해 들여다 보고 싶기도 하다.



책 읽는 이의 체험이라고 할 만한 다치바나의 는 그러므로 그의 책읽기의 여정을 따라가며 어떤 책을 읽어야겠다는 생각 뿐만이 아니라 언제든 지적 시스템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음을 기대하게 하고 이 계절의 역동적인 힘처럼 앎에 대한 기쁨과 눈뜸에 대한 설렘을 책을 통해 얻을 수 있다는 걸 확신하게 하는 좋은 저작이다.

강조하여 말하거니와 정신의 건강한 신진대사를 위해서는 분명 섭취해야 하니까, 그 먹을 게 무어냐 '책'이라는 것이다

 

---2002년 4월 4일 , 그 책을 읽고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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