字夢のノート(공책)/자몽책방

책-2008년의 책읽기 17

자몽미소 2008. 3. 3. 16:55

책- 강유원 지음, 야간비행

  

 

 

 

 

 

서평집이다.

목차를 보니 읽은 책보다 안 읽은 책이 많았다.  읽었던 적은 있으나 내용이 선명하게 기억나지 않는 것도 있었고, 읽고 있는 책, 읽으려고 책장에 꽂아 둔 책도 있었다. 그러나 곁들여 말한 책까지 합쳐 80여 권에 해당하는 책들은, 제목만으로도 버거웠다. 읽기에 가벼운 소설보다는 사회과학 책, 철학에 관한 것, 역사와 깡패국가 미국과 전쟁 등 굵직한 것들이 많아 보였다. 

처음엔 관심 가는 책을 따라 그의 서평을 보다가 다시 돌아와 읽었다. 재차 보는 동안 이 책의 저자가 좋게 평가한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골라 냈다. 그 중에 내가 읽어봐야겠다는 걸 다시 골랐다.

 

자신의 공부와 공부방법과 글쓰기와 글쓰기의 방법에 이만큼 자신을 가진 사람이 있다는 건 일반 독자에게 행운이다. 번역하는 일에 대한 준엄한 비판은 새겨들을만했다.

 

그의 글 중에 홍신자와 조혜정의 <자유>에 대한 글이 있다. 여러 글 중에서 나는 이걸 가장 재미있게 읽었는데 90년대 초 그들 중 한사람을 만나보고 난 후의 느낌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들의 활동은 의미있는 것이었지만 어쩐지 사람을 불편하게 하는 무엇이 있었다. 그게 뭔지 잘 모르다가 서평을 보면서 크게 웃었다. 그 내용을 남편에게 얘기했더니 따라 웃으며  남편이 대학원 시절에 겪은 일화 하나를 들려 주었다.  글을 쓴 사람과 글을 읽은 사람과 전해 들은 사람의 생각이 어느 부분에서 닮았다는 걸 발견할 때, 기뻤다.

 

그러나, 역시 자기 글에 책임을 질 수 있으려면, 공부를 많이 해야겠다는 생각을 거듭하였다.  장정일 처럼 책을 많이 읽고 시리즈로 독서일기를 내 놓는다고  좋은 건 아니고, 체계적으로 읽어야 공부가 된다는 저자의 말을 명심한다.

 

그러다 보니, 2008년에 읽고 있는 책을 기록하는 이 화면, 이 속에 담겨지고 있는 내 글을 돌아보게 된다.  다만 이건 대중들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내 놓는 책이 아니고 가장 최우선적으로 내 자신의 기억을 위해 메모해 놓는 것이니 "글이 잘 안되어도 괜찮다" 고 안일하고 편안하게 한 쪽 눈을 살며시 감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