字夢のノート(공책)/자몽책방

달인-2008년의 책읽기 (15)

자몽미소 2008. 3. 2. 16:27

달인- 천 가지 성공에 이르는 단 하나의 길//

-------------조지 레오나르드 지음, 강유원 옮김/ 여름언덕

 

 

 

 

책을 덮고 나니 "하면 된다", 와 " 배움에 왕도는 없다." 두 문장이 가슴에 남는다.  그러나 내가 가장 꺼려 하는 말 중 하나가 바로 "하면 된다" 이다.  내가 보기에 세상은 해도 안 되는 것들로 가득해 보이고, 해도 안 되는 게 있다고 믿어야만 어려운 세상에서 무능한 자신을 달래가면서 살아갈 수 있는 게 아닐까  싶어진다.

그런데 이 책의 저자는 전문가의 동의어 같은 " 달인" 조차도  "하면 된다"고 말한다.  그러나 단서가 붙었다. 어떤 것도 몸으로 익혀야 한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생각과 마음으로는 달인이 되고 싶어도 그렇게 되지 못하는 이유는 바로 몸을 움직이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 책은 주로 달인이 되기 위해 배움을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 또는 달인을 만들기 위해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이야기 한다. "무엇을 안다" 가 "무엇을 할 줄 안다"를 의미했던 고대 철학자처럼 배움은 제대로 몸으로 익힌 것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사실 지은이의 이런 주장은 충분히 수긍이 간다.

 

며칠 전 에어로빅을 하러 체육센타에 갔을 때이다.  운동을 하기 전 훌라후프 돌리기를 했는데, 평소 한 번 몸 위에 걸치면 떨어지지 않는 훌라후프 돌리기 실력을 뽐내다가 내 앞의 사람이 왼쪽과 오른쪽으로 다 돌릴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 바로 나는 오른쪽 방향으로 돌리던 훌라후프를 왼쪽으로 돌려 봤는데, 한 번 빙 돌더니 바닥으로 떨어져 버렸다. 훌라후프 돌리는 방법을 알고 있고 잘 할 수 있다고 믿었는데, 그건 오른쪽으로 할 때만 가능한 일이었다. 늘 오른쪽으로만 돌리면서 왼쪽으로 돌리기는 연습을 하지 않았더니 그랬다.

곧 에어로빅을 할 때도 나는 내 몸이 운동 분야에 매우 게으르며 연습하는 것도 싫어하였음을 인정해야 했다.  앞 줄에 선 아줌마들이 음악에 온 몸을 맡긴 듯 땀을 뻘뻘 흘리며 몰입할 때도 나는 맨 꽁무니에 서서 남이 나를 보면 어떡하나 걱정만 가득하고 손 발이 전혀 안 맞는 가운데서 킁쿵 위아래로 뛰고 옆으로 갔다가 남이 다 돌아서면 그제야 황급히 돌아서는 박자엇갈림 운동을 하고 있었다.

만약 내 학창시절에 체육과목도 국영수 과목과 같은 비율로 점수를 매기고 심지어는 체육 못하는 이를 성적의 서열에서 차별을 두었다면, 나는 어린 시절 내내 실패감을 갖고 살았을 것이다. 원체 운동 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는데  운동에 재능도 없으면서도 연습은 더욱 하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몇 년 전부터 수영과 배드민턴을 하러 다녔지만 아직도 나는 초보자이다. 누가 가르쳐주는 걸 매우 싫어하기 때문이다. 가르침을 받으려면 완전 바닥에서 시작해야 하는데, 나는 바보가 되는 듯한 그 시간을 견딜 수 없어서 하물며 코치가 없을 때만 수영장에 가고, 누가 가르쳐주려하면 손사래를 치면서 나와 상황이 비슷한 남편하고만 배드민턴을 치고는 했다. 그러면서도 멋지게 접영까지 해 내는 수영매니아 아줌마들이나 시합때는 출전도 하는 배드민턴 매니아 아줌마들을 내심 부러워했다. 부러워만 하고 몸으로 익히지 않는 게 단지 수영과 배드민턴만은 아니다.

 

그렇다고 이 책이 모두 운동에 관한 이야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이 책의 지은이가 예로 들었고 내가 지금 근거로 드는 이야기 모두 몸에 관한 이야기, 운동에 관한 이야기이긴 하지만, 이 책이 목적하는 바는  어떤 분야의 전문가 또는 달인이 되고자 할 때의 기초적인 교양에 관한 것, 또는 진정한 달인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과 답변을 통해서 인생의 성공이란 무엇인가를 다시 되묻는다. 텔레비젼이 주는 재미, 소비사회가 주는 달콤한 유혹, 또는 아주 빠르고 정확하게 만족을 주는 마약의 황홀이 만연한 이 사회에서 살아가는 우리 인간들. 우리들은 자기 삶의 성공을 바라고 있지만 이러한 물신만능시대를 살아가는 바람에 자칫  제대로 살아갈 방법을 잊고 있는 것이 아닐까, 그런 염려에서 이 책은 출발하였다. 그러므로 생의 즐거움을 찾는 이라면  달인이 가는 길에서 그 지혜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달인으로의 여행이 우리 삶에서 어떻게 자리잡을 것인가, 그래서 인생을 잘 다지도록 돕자는 데 이 책의 목적이 있다.

 

나는 무엇을 잘 하고 싶다거나, 왜 나는 실패를 거듭하고 있을까, 또는 어느 정도의 재능이 있었는데도 왜 아직 나는 달인의 느낌이 없고 인정도 받지 못하는 것일까, 를 고민하는 이에게 추천할 만한 책이다. 이 책이 목적하는 바에 따라 지금 내 상황, 내 성격을 판단해 보는 것도 재미있다. 즉 나는 어떤 일을 함에 있어 호사가 타입인가, 강박증 타입인가, 현실안주형 타입인가를 진단해 보고 달인이 되기 위한 힌트도 엿볼 수 있다. 즉 그 핵심적인 조언이라고 해야 우리 모두 알고 있는 성실성과 끈기겠지만, 왜 세상의 많은 사람들이 그런 간단한 진리를 알면서도  일을 해 나가는 과정에서 포기를 한다든가 결과가 신통치 않은지 달인의 길에 놓인 함정을 점검해 볼 수도 있다.

 

분량이 짧은 책이고 글자도 커서 쉽게 읽힌다. 그러나 쉽게 읽히는 만큼 달인의 길은 쉽지만은 아닌 것을 책을 덮으며 확인한다. 저자의 주문이 있다. <머리가 아니라 몸으로 하라>, 대개 많은 일에서 행동 보다 계획이 우선인 나 같은 사람은 그 한마디 말에도 뜨끔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