字夢のノート(공책)/자몽책방

일본. 허울 뿐인 풍요-2009년에 읽는 책 (5)

자몽미소 2009. 3. 31. 14:01

 

 

 

이 책은  냉전질서가 와해 되고 일본이 경제적 초강대국 지위를 획득하고 아시아가 미래의 세계 질서에서 정치적 경제적 3대 중심지의 하나로 등장한 이후 일본이 스스로 드러내 보일 새로운 모습과 방향을 살펴 보고자 쓰여진 책이다. 이 책의 3 개의 장은 정치경제의 세 측면, 토건, 레저, 농업을 다루는데 이들 각각이 사회, 정치, 환경 및 넓은 의미에서 자기 정체성의 문제, 즉 다른 아시아 국가들과 일본의 관계, 그리고 일본이 전세계를 대상으로 투사하고자 하는 아이덴티티에 관해 썼다.

 

이 책은 그러나 일본에 관한 것이면서도 여기서 다루고 있는 여러 문제들은 모든 산업 사회에 공통된 것이며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자본주의 국가인 일본이야말로 현대 산업 문명 전체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들을 압축된 형태로 대변하고 있다는 점에서  결코 일본 두들기기 식의 책이 아니다. 

 

고베 대지진을 통해 건설업계의 부패가 모습을 드러내기도 하였는데, 고베는  1980년 인구 120 만의 도시에서 1995 년에는 인구 150 만의 도시로 성장하면서 산과 바다를 잠식하기 시작한 결과  "매립지 위에 콘크리트와 네온싸인으로 만들어진 죽음의 덫" 이 되었다. 토목과 건설은 일본 정치 경제의 핵심이었다.   일본이 고도성장을 시작한 60년대 이래  개발속도는 엄청난 것이었지만  그러나 이 성장이 우리를 어디로 데려갈 것인가에 대해 성찰하기가 어려워지고 말았다. 성장과 발전이 목적을 위한 수단이기 보다는 목적 자체가 되어버린 것이다. 

 

목차

  도입/ 천년을 마감하며 코오베 그리고 그 이후 
 

제 1 부  정치경제

1. 토건국가/ 토건국가의 병리

2.레저국가/ 일, 휴식 그리고 소비

3. 농업국가 /GATT 따르기


제 2부  아이덴티티 
4. 지역국가/ 아시아의 민족적 아이덴티티와 딜레마

5. 평화국가 / 권력의 딜레마

 

 제 3 부 기억

 6.기억하기와 망각하기/ 그 전쟁 그리고 1945- 95


 결어/ 세기말에 선 일본

 

 

이 책을 읽으며, 나는 일본이라는 글자 자리에  한국 또는 제주도 라는 단어를 집어 넣어도 틀리지 않다고 생각했다.  경제를 살린다는 명분이라면  식량 자급률 같은 건 내팽개치고, 자동차와 핸드폰을 팔아야 한다는 논리를 가진 이 나라의 정부나, 관광산업 육성이 제주를 살린다며 그 관광이 어떤 관광이어야 하는지에 관한 성찰은 없는 제주도 행정은 서로 닮았다.

특히, 한국 인구의 1 %가 모여 사는 이 작은 섬에도 위에서 보이는 목차 대로 이야기 해야 할 것들이 쌓였다. 제주도지사의 선거에 모여드는 건설업과 관광업의 입김은 정치와 경제가 서로의 이익을 봐 주었던 일본의 사례를 본 뜬 것 같다. 돈 될 것 같으면 모든 게 승낙이 빨라서 의료조차도 의료 관광이라는 이름을 내걸며 의료 민영화를 서두르고 있는 제주도다.  평화의 섬을 지정해 놓고, 경제 발전을 위해서 해군기지를 세워야 한다고 주장한다. 주민들이 우리 마을의 환경과 경제를 위해서 결사 반대를 외쳐도 주민의 생각을 고려하지 않는다. 의료, 교육, 평화라는 이름을 내걸었지만. 특별자치도의 권한으로 내어준 이 허가들이 이후 어떤 파장을 몰고 올지에 관해서는 귀를 막고 있다. 경제를 살려야 하니까 비판의 목소리는 반대파의 어깃장 정도로만 여기고 마는 것이다. 

저자가 주장했다시피 성장에 대한 집착은 주변을 어렵게 한다. 어떤 지역의 풍요가 어떤 지역의 빈곤을 야기하는 것이다. 한 나라 안에서는 도시와 농촌의 경제 차이, 부자와 가난한 자의 양극화, 부자를 위한 정책이 빈곤층의 복지는 외면하는 결과를 낳는 것이다.  저자는 일본을 비롯한 미국과 선진국들 북쪽 국가들이 지구 남쪽의 가난을 담보로 풍요를 누리고 있다고 한다. 성장과 발전에 대한 집착을 내려 놓고 제로 성장을 하는 것만이 현재의 우리들이 해야 할 일이라는 게 이 책의 주장이지만, 그러나 이런 류의 책은 이 나라와 이 섬을 걱정하고,  세계의 미래를 걱정하는 일부 사람들이나 읽고 고개를 끄덕일 뿐, 선진국의 지도자들을 움직이거나, 이 섬의 도지사가 줄 그으며 읽을 것 같지가 않다.  

 

*개번 매코맥을 다룬  신문기사

http://blog.daum.net/namu-dal/15856345

 

*일본인이 비판한 일본의 현재에 관한  다른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