字夢のノート(공책)/자몽책방

고뇌의 원근법-서경식의 서양근대미술 기행,돌베개-2009년의 책읽기 19

자몽미소 2009. 7. 14. 19:27

 

 

  • 지은이의 말

'미의식'이란 '예쁜 것을 좋아하는 의식'이 아니다. '무엇을 미라고 하고 무엇을 추라고 할 것인가'를 판단하는 의식이다. 자신의 '미의식'을 재검토한다는 것은 자신이 무엇인가를 '예쁘다'고 느꼈을 때, 그것을 당연한 것으로 간주하는 것이 아니라 왜 그렇게 느끼는지, 그렇게 느껴도 좋은 건지 되물어 보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우리의 미의식이 실은 역사적·사회적으로 만들어져 온 것임을 깨닫게 된다.

근대국가는 국민들의 '미의식'을 통제하고 지배하려 한다. 무엇을 아름답다고 느끼고 무엇을 추하다고 할 것인가를 국가가 결정하고 국민에게 강요한다. 어떤 특정한 미의식을 공유하는 자들만이 같은 국민이라는 이데올로기, 말하자면 미의식을 통한 국민주의를 실천하는 것이다.

 

 

 

 

 

  • 책 속의 그림

 

 

 오토딕스,<여성반신상>,1926

 

베르톨트 브레히트

 

 아, 독일, 파랗게 질린 어머니여!

너의 아들들은 어미에게 무슨 짓을 한 것일까

모든 민족 중에서 네가,

조소와 공포의 대상이 될 줄이야

 

 

 

 

에밀놀데,<그리스도의 매장>,1945

 

 

카라바조,< 토마스의 불신>

 

 

 

펠릭스 누스바움,<사형복을 입은 자화상>,1942

 

 

 빈센트 반 고흐,<슬픔>, 1882

 고흐,<감자를 먹는 사람들>

 

 

  파블로 피카소,<조선에서의 학살>, 1951

 

이승만 정권 때에는 피카소 크레용이라는 상품명을 쓴 회사가 반공법으로 탄압을 받기도 하였다. 피카소는 <조선에서의 학살>을 그린 빨갱이라는 것이다. 권력이란 이런 것이다- p342

 한국에서 벌어진 기억의 싸움은 단지 한국의 구세력, 그리고 그 배후에 있는 미국을 고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런 과정을 통해 자신들이 베트남 전쟁 때 베트남인들에게 자행한 학살과 박해를 되돌아보고 사죄하며 반성하려는 움직임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지금도 이런 움직임은 우파의 격렬한 반대에 직면해 있다. 가령 <한겨레21> 이라는 주간지가 양심선언을 한, 즉 베트남에 파병되어 학살에 참여했던 퇴역 군인의 수기와 인터뷰를 게재했다가 재향군인회의 습격을 받아 유리차이 부서지고 인쇄기가 파괴된 적이 있다. 말 그대로 기억의 싸움이 전개되고 있는 중이다.

-p 344

 

 일본은 1990년대의 전세계적인 기억의 싸움 속에서 패배하고 있는 사회이다. 예를 들어 일본군 '위안부'나 전쟁 피해자의 고발에도 불구하고, 또한 이를 지원하는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그런 증인들을 모욕하고 역사를 부정하는 움직임이 착실하게 승리를 거두고 있는 사회가 일본이다. 동시에 나는 예술과 싸움이, 싸움과 예술이 무관한 사회가 일본이라고 생각한다. - p 3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