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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훅스,계급에 대해 말하지 않기-모티브북/2009년의 책읽기 18

자몽미소 2009. 7. 14. 12:45

 

 

 

 

미국은 인종 문제만 있는 줄 알았다.

흑인 차별, 그 다음 유색인 차별

민주주의 나라이지만 골치 아픈 문제는 피부색에서만 연유하는 줄 알았다.

 

이 책을 쓴 벨훅스는 흑인 페미니스사상가로 1952년 미국 남부 흑인분리구역에서 태어나 1973년 스탠퍼드 대학을 졸업하고 이후 여성 운동의 대모 역할을 하며 뉴욕 시립대에서 영문학을 가르치고 있다.

작가의 어린 시절부터 현재까지의 삶을 더듬으며 미국의 문제가 성, 인종에 있지 않고 계급에 있다는 것이 이 책의 내용이다. 미국에도 가난한 백인들이 있고 이들의 존재는 묻혀져 보이지 않을 뿐, 중산층 흑인보다 못한 백인들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부자 나라인 미국에서 계급 이야기는 대부분 외면하려 한다고 지적한다.

 

 

저자의 말, 5- 7 쪽

노동계급에서 풍요로운 세상으로 계급 이동을 한 나는 한 사람의 시민으로서 오랫동안 내 인생에서 계급이 어떤 의미인지 이해하려고 애썼다. 수많은 사람들이 가난에 허덕일 때 -내 경우에 가난에 허덕이는 사람들이 바로 내 가족과 친구들이었다.- 내가 부유하다는 것을 그래도 받아들여야 할지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

-중략-

과거나 지금이나 나를 포함한 수많은 미국인들이 계급에 관해 생각하는 것을 꺼린다. 빈곤층이 처한 상황을 걱정하는 부유한 자유주의자들은 어김없이 조롱당하고 비웃음을 산다. 사람들은 복지 국가의 문제점들을 모두 빈곤층 탓으로 돌린다. 타인을 돌보고 가진 것을 나누는 행위를 나약한 이상주의자들의 어리석음으로 치부된다. 미국은 빠른 속도로 계급이 분리된 사회로 변해가고 있다. 이 사회에서는 아무도 빈곤층을 기억하지 않으며, 탐욕을 인정하고 묵인한다.

빈부격차가 계속 커지고 계급 투쟁이 심화되고 있는데도 정작 미국은 국가적 차원에서 계급에 대해서 함구하고 있다

-중략-

이 책은 노동 계급에서 의식화를 거쳐서 여기까지 도달한 나의 기나긴 여정이기도 하다. 계급주의가 어떻게 페미니즘을 훼손했는지, 빈곤층과의 연대는 무엇인지, 부자를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지에 대한 내 생각이기도 하다. 그 밖에도 소비주의와 부를 향한 욕망이 만들어 낸 탐욕의 정치도 다루었다.

 

 

미국의 이야기가 아니라 급속도로 빈부격차가 심해지고 있는 우리 나라 이야기이기도 하다는 생각을 하였다.

그러나 저자가 대안이라고 말한 노동자 계급의 연대라든가 부의 재분배 날이 온다든가 하는 희망적인 말에는 고개를 갸웃 하게 된다.

억압적인 계급 제도를 철폐하기 위해  삐딱하게 생각하고, 불필요한 소비에 저항하고 간소하게  살고, 가진 것을 나누는 생활로 균형을 창조하려 하는 게 변화의 방법이라고 하지만, 그건 가난한 사람이든 부자든 모든 이가 해야 좋은 결과를 내는 것이다. 이 책의 저자가 책 끝머리에 주장하는 바에 동조하고 싶지만 내 것에 강한 집착을 가진 우리 국민성은 앞으로 미국보다 더한 계급 차이를 만들어 낼 것 같다. 

 

계급과 계층은 어떻게 다를까?

 계층은 직위, 교육정도, 소득 수준을 모두 보는 것이고, 계급은 재화를 벌어들이는 수단이 무엇인가에 따라 나눈다. 물려 받은 유산 없고 저축해 놓은 돈 없고 일용할 것을 몸뚱이를 놀려야 나오는 집단은 노동자 계급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 이 노동자 계급들에 대한 박해가 심해졌다. 그 일이 좋아서가 아니고 돈을 벌어야 하니 일이 필요한 사람들이 노동자계급이라는 낮은 계단에서마저 내쫒기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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