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이한 단어와 단순한 문장으로 엮지만 울림이 좋은 마종기의 시.
마종기씨가 자신의 시를 추려내고 그 시를 쓸 때의 감회를 붙여 에세이집을 냈다.
시만 볼 때는 시의 언어와 나 사이에 어찌할 수 없이 발생하는 오해가 있을 것이고 오히려 그것은 시를 읽는 매력이긴 하겠으나, 이 책에서처럼 산문이 덧붙여져 시가 어떻게 탄생하고 평가 받았는지 알게 되는 재미도 쏠쏠하였다.
이제 시인은 아들 며느리 본, 나이들어가는 사람이 되었다. 그러니 이 책에 풀어낸 산문의 문장들은 노후한 다정함 때문에 편안했다. 문장 속을 그와 더불어 걷다 보면 살아가는 일의 고단함과 기쁨, 외로움과 다정함을 시로 만들어 낸 그의 품성을 엿보게 되고, 장차 내가 나이들어서도 평생 시를 사랑해 온, 이 시인의 온유를 닮아 보고 싶어진다.
외출 했던 오후에 시내 커피숍에서 잠깐 읽고, 집에 돌아와서는 무거운 다른 책을 잡지 못하여 다시 보았다. 쭉 훑듯 보았으나 간간이 생각날 때마다 책장을 펼쳐 착한 시를 느끼고 부드러운 산문을 만지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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