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과 상관없이 그날 그날 해야 할 일을 해야 하는 직장인이라면, 그래서 나에게도 그런 일 중 하나로, 그날 그날 읽은 책의 독후감을 쓰는 일이 업무로 주어졌다면, 나는 오늘 완전히 밥 빌어다 죽쑤는 날이렷다. 한국말이 생각나지 않는다고 해야 할까, 업무게으름죄로 상사에게 불려나가 말이 안 떠올라서 그렇다고 하면, 이해는 커녕 짐싸서 나가라고 야단을 맞을지도 모르겠다.
독후감은 다른 날 쓰자. 머리가 어질어질 하는 통에 폭풍우에 갑판에서 나뒹구는 물건들처럼 책을 읽으며 생각했던 것들이 이리 저리 뒹굴고 있다. 독후감쓰기가 일이 아니라 취미여서 다행이다.( 2010년 8월 5일, 오후 5시40 분)
어리가 어질하고, 속이 메스꺼울 때 이 증상을 완화시키는 책은 뭐 없을까?
독서 이외의 것을 해 보려 해도 다 눈을 써야 할 수 있는 일뿐이다. 손으로 일을 한다고 생각했는데 그 손도 눈에 힘이 들어가야 가능한 일이다. 눈이 힘드니 책도 못 읽겠고, 슬렁슬렁 하는 블로그 나들이도 좀 힘들다. 그러고 보니 오늘의 내 몸은 눈으로 해야 할 일을 다 힘들어 하고 있다.
빨리 돌아와서 걸으러라도 가자고 남편에게 전화 했는데, 8시에 오겠다고 한다.
아들도 없고, 같이 놀 친구도 없고... 내 몸은 나를 귀찮게 하고.
블로그 그만해야겠다.
책을 읽고 내 생각
2010년 8월 10일 화요일
오늘쯤은 이 책 읽는 독후감을 써 두어야겠다고 들어왔다.
각각의 주제 아래로 짧게 쓴 글을 조금 더 큰 주제로 아울러 편집한 책은 읽기에 편하다.
오래전 어렵게 느껴졌던 세계사를 보다 더 재미있게, 보다 더 쉽게 읽을 수 있도록 해 준 저자의 노력에 감사하게 된다.
이 책이 그랬다.
그런데 책을 덮고 일주일이 지난 지금은 이 책에서 특별한 메세지를 받았다기 보다, 각 편의 글에서 읽었던 자잘한 지식들이 모래알처럼 빠져나가 버려서, 이 책에 대한 할 말조차 기억을 하지 못하는 지경이 되고 말았다. 이 책의 문제라기 보다는 내 머리의 용량과 처리 문제일 것이겠다.
이전에 읽은 책, <설탕, 커피, 권력>과 함께 대서양, 아메리카, 제국주의, 식민지, 프래젠테이션, 노예 무역, 등등이 함께 버무려져 버려 어느 부분을 어느 책에서 읽었는지 기억하지 못한다.
이는 세계사를 새로 배우기 시작한 학생의 혼란일 것이다.
어쨌든가, 누군가 세계 문제에 대해서라든가, 교역과 경제에 관해서라든가, 보다 넓게 세상 문제를 알고 싶다고 하게 되면, 권하고 싶은 책이다. 번역한 글이 아니기에 읽기에 쉬운 한국어라고나 할까, 오랜만에 기초학문에 도움이 되면서도 우리 나라 사람이 썼기에 문체 문제로 힘들지 않아도 되는 좋은 책을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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