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번역하여 옮겨 적기
175 쪽-
<벚꽃 아래에는> 이라는 책의 제목 아래에는 "시체가 묻혀있다"는 문장이 쓰여있다. 결국 만개한 벚꽃은 확실히 아름다울지 모르지만, 그 아름다움은 그 나무 아래 묻혀있는 사체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 아닌가 하는, 망상에 가까운 상상력을 발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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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익을 무렵 일제히 피어나는 벚꽃을 보고 있으면 나는 언제나 불안을 느낀다. 물론 벚꽃 그 자체에 어떤 해로움을 느껴서 거기서 피하려든가 하는 단순한 이유 때문이 아니다. 만개한 벚꽃을 보면 느끼는 불안은 내 마음 속의 어떤 풍경이 겁쳐진 탓이다.
--동일본 대지진 이후 <끈>이라는 단어가 범람하고 지금도 그 경향은 계속되고 있다.
--그렇지만 나는 <끈>이라는 단어의 유통과 범람에 위화감을 느낀다. 재해지역과 그 곳에서 재해를 입은 사람들을 위한다는 기분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산더미처럼 쌓아놓고 있는 마당에,<끈>이라는 아름다운 단어는 자칫 실지의 문제를 은폐하는 위험성이 있기 때문이다. 기분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아주 많다. 그리고 거기서 크게 상징하는 것은 와륵- 곧, 쯔나미로 생긴 쓰레기이겠다.
-- 동일본 대지진에 의해 만들어진 쓰레기더미는 단순히 남은 핵이나 폐기물에 관한 것만이 아니다. 쓰나미가 들어닥치며 파괴되어버린<생활과 생활의 상징>이기도 하다. 약 3500만 톤이라는 거대한 양의 쓰레기더미를 현 밖에서 처리를 하려하자 문제가 되었다. 쓰레기를 받겠다고 표명하는 지자체가 서서히 증가하고 있는 것 같지만 여전히 반대하는 주민도 많다.
179쪽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불안을 감내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벚꽃나무 아래에는>라는 책에서 말하는 것처럼 강렬한 불안에 겁먹어가면서도, 우리들은 매일 뭐라도 하면서 지난 1년을 이겨냈다. 나는 그것을 잊지 않으려한다.
▣책을 읽으며 내 생각
지난 번에 읽은 책 < 도망가는 중년, 욕망없는 젊은이>의 연장선 상에서 현대 일본을 진단한 에세이집이다.
동일본 지진 이후 일본 전체로 퍼진 불안에 관해 주로 이야기한 책이다. 어쨌든간에 방사능 오염 문제나 원자력발전소 위험, 나아가서는 일본을 둘러싼 동아시아 각국의 이해문제로 일본이 더 이상 안전한 나라가 아니라는 생각을 하고 있지만, 그러면 어떻게 할 것인가. 일본을 버리고 안전한 나라로 피신이라도 해야 하는가.
짧은 글을 모은 것이기 때문에 잠깐씩 읽기에는 좋은 책이었지만, 올해 연말까지 책 한 권을 손에 잡고 그 책을 잘 삼키고 싶은 나로서는 이번 연말의 책읽기로는 이 에세이집이 맞지 않았다. 1/3 를 읽었고 어제는 그 중 몇 문장을 옮겨 적는 것으로 일단은 이 책을 덮고 다른 책을 잡기로 하였다. 이 책은 갖고 다니면서 카페에서 누군가를 기다리거나 할 때, 한 시간이나 두 시간 쯤 시간이 날 때 읽을 책으로 해 둔다. 2013년/ 12/ 1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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