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고 내 생각
최근 들어서 " 어느 동네 어느 아파트에 산다!" 라는 말은 자신의 직업을 말할 때와 마찬가지로 자신이 현재 처한 경제적 위치를 나타내는 지표가 되어간다. 그저 서로 궁금한 게 별로 없는 사이에서 어색함을 메꾸는 인사 치레로 어느 동네 사는가에 대한 질문이 어느 아파트에 사는가로 이어지게 되는데 그 아파트에 대한 정보에는 상대의 경제적 상태가 고스란히 투영되기 마련이다. 그래서 가끔은 평범하기 이를 데 없는 인사 속에 두 사람 사이에서 보이지 않는 구별짓기 기능이 숨어 있게 되었다. 아파트 값이 비싼 대도시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니고, 내가 사는 이 작은 동네에서도 지난 몇 년 사이에 브랜드 아파트가 구별짓기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을 보고 있다. 멋진 광고모델들이 광고를 해 준, 품질보증의 아파트에 산다는 것은 잘 차려 입은 의복과 같아서 그 사람이 사는 집안을 들여다 보지 않아도 경제적 사회적 능력의 보여주기 기능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책은, 왜 우리 나라 사람들이 세계 어느 나라에서보다도 아파트에 대한 가치를 높게 두고 있는지에 대한 역사적 배경과 우리의 주택 정책의 현재를 살피고, 앞으로의 주택 전망은 또한 어떠할지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있다.
이 책의 문장은 읽기 쉽지만 문제의식은 흥미롭고 성찰은 깊었다. 저자는 책 머리에서 우리 나라의 사회학 연구가 분단과 정치 등 거시적인 것들만 다루어었던 것이 문제라고 했다. 학계가 그러는 동안 한국사회의 곳곳에서 일어나는 것들, 오히려 너무나 익숙해져 문제가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들이 생겼다. 그 중에 한국의 아파트가 있다. 그가 한국의 아파트에 관해 한 마디를 하자면, 한국이 아파트에 미쳤다는 것이다. 그것은 이 책의 제목이 되었다. 책의 저자는 이 외에도 <편의점 사회학> 이라는 책도 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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