字夢のノート(공책)/자몽책방

노란 불빛의 서점-2104년의 책읽기

자몽미소 2014. 9. 1. 06:48

오후 05:21- 수정됨

 


노란 불빛의 서점

저자
루이스 버즈비 지음
출판사
문학동네 | 2009-06-05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서점, 마음은 뜨겁게 불타오르는데 몸은 조용히 가라앉는 그 비밀...
가격비교

 

2014/8/31, 읽음

모든 서점은 저마다 고유의 즐거움을 지니고 있다.ㅡ 261쪽, 책중에서. 
 
---이 문장을 읽으며, 일본생활이 행복하였던 것은 책방 때문이었음을 깨달았다.
우리가 지내던 소도시에도 중심가 빌딩마다 큰 서점이 하나씩 있어서 어딜 가든 책이 가까웠고,   좀 더 큰 동네로 갔을 때는 중꾸도, 기노구니야 등 큰 서점에서 책을 사면 책값에 따라  카페 이용 보너스가 지급되어 서점 카페에서 커피 마시며 책 읽는 시간은 행복 그 자체였다. 시내에 나갈 때마다 서점은 쉽게 만나졌으니까 꼭 들러 책을 사고 뿌듯한 마음으로 귀가하던 시간이 떠오른다.
제주도엔 일본에서 다니던 서점과 비슷한 곳은 한 군데도 없다. 서점은 점점 줄어가고 있고 있어봐야  중고등학생용 참고서가 오히려 많다.
제주도는 자연은 멋지지만 서점은 초라한 동네이다.

 

▣책을 읽고 내 생각

" 어린 시절에 읽었던 책들은 우리를 과거로 인도한다. 그것은 꼭 책에 나오는 이야기들 때문만은 아니다. 그 책을 읽었을 때 우리가 어디에 있었고, 우리는 누구였는가를 둘러싼 기억들 때문이다. 책 한 권을 기억한다는 것은 곧 그 책을 읽은 어린아이를 기억하는 것이다."- 책, 53쪽.

 

- 이 책 55쪽에는 작가가 <분노의 포도>를 읽었을 때의 이야기가 나온다. 나는 그 이야기를 읽으며 내가 죤스타인백의 <분노의 포도>를 읽었던 스무살 때의 겨울이 생각이 났다. 작가에게는 할 말이 많은 그 소설이, 나에게는 지루한 겨울과 함께 기억이 되었다. 그때는 자본이 어떻게 인간의 삶을 잠식하는가를 알지 못했고, 그렇기에 이런 소설을 쓸 수 있었던 작가의 역량에도 눈을 못 떴으며 그의 다른 책을 읽어봐야겠다는 더더욱  하지 못했다. 독서모임을 하면서 그 책을 다시 읽었을 때는 처음 읽은 후로부터 20년이나 더 지나 있었다. 그제서야 <분노의 포도>에 미국의 불황기를 살았던 가난한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것도 알았다. 내가 스무살이었을 때 나는 어떤 글을 독해하기 위해 가지고 있어야 하는 인문적 교양이 미미하였던 것이다. 어떤 독서는 몸이 되었건 지식이 되었건 경험과 이해의 토대를 쌓고 나서야 제대로운 독서가 될 것이었다.

 

"영국의 출판사들이 하나같이 조이스에게 문을 닫아걸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비치는 앞뒤도 재지 않고 세익스피어 앤드 컴퍼니가 그 소설을 맡아 출판하겠다고 선언했다". -책, 214쪽.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스>가 세상에 얼굴을 드러내기 까지의 우여곡절을 읽으며, 이 작가의 소설<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끝내 읽지 못한 생각이 났다. 그러나, <율리시스>는 읽어봐야하지 않겠는가.

 

 

" 샌프란시스코에서 완벽에 가까운 서점으로 평가받는 기노쿠니야 는 말 그대로 불가해한 서점이다.  .... 여기서 가장 관심을 끄는 책은 나는 읽을 줄도 모르는 일본어 서적들이다. 일본 책은 흥미롭게도 앞뒤 표지가 뒤바뀌어 있다. 기노쿠니야는 꿈으로 잉태된 서점이다..... 사물로서의 책이 내용과 무관하게 나를 지배한다고 느낄 때는, 내가 읽을 수 있는 곳이 단 한 권도 없는 바로 이곳에 있을 때다"- 책, 245쪽

 

- 그렇다. 일본의 서점이 언어가 다른 곳에서도 생명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은 일본의 저력이기도 하다. 일본어로 생산해 내는 책이 없으면 일본어 서점은 그곳에서 기노쿠니야일 수도 없다. 일본 여행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일본은 이 세계를 향햐여 조용히, 정과 망치를 들고 앉아 뭔가 깊숙하고 폭넓게 지반을 파고 다지고 있는 것 같다.

 

"새로운 즐거움을 선사하리라는 확신이 드는 책들을 위해 나는 호기심과 에너지를 아껴둔다. 5년전, 10년전, 혹은 20년 전에 처음 읽고 좋아했던 소설을 다시 읽는 것은 우리가 어린 시절로부터 얼마나 멀리 떠나왔는지를 가늠하는 일이자 오래전의 내 자아를 찾아가는 길이기도 하다. -책, 255쪽.

 

" 이탈로 칼비노는 소설 <한겨울 밤의 여행자>에서 서점의 풍성함을 조금은 선동적인 어투로 이렇게 묘사했다.

 

당신이 읽어본 적이 없는 책들, 당신에게는

필요없는 책들, 독서 외의 다른 목적들을 위해

만들어진 책들, 쓰이기 전에 읽은 책들의

범주에 속하기 때문에 당신이 미처 책장을 펴기도

전에 읽어버린 책들, 당신에게 생명이 더 있다면

분명 읽겠지만 불행히도 당신의 여생이 얼마 남지 않아

읽을 수 없는 책들, 당신이 꼭 읽어야 하지만 먼저

읽어야 할 다른 책들이 있어 읽을 수 없는 책들.

지금은 너무 비싸 재고본이 될 때까지 기다려야 할 책들,

훗날 똑같은 내용으로 페이퍼백이 나올 책들,

누구에게선가 빌려볼 수 있는 책들,

모든 사람이 읽었다 하는 탓에

당신도 언젠가 읽은 것 같은 책들  ----책, 267쪽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