字夢のノート(공책)/자몽책방

물건 버리기붐과 정보지상주의

자몽미소 2016. 1. 22. 10:09

 

최근 몇 년간 일본 서점 한에서 눈에 띄는 책은 < 버리다><물건없이 살다>< 정리하다> 등의 단어가 붙은 것들이다. 베스트셀러가 된 책이 여럿인데, 몇 년 전의 책들에서는 수납을 잘 하기 위해 수납용품을 소개하는 것도 눈에 띄더니, 이제는 수납을 할 필요도 없이 아예 물건없이 사는 삶에 대한 철학까지 등장하였다. 물건에 구애되지 않는 삶을 지향하는 사람들은 물질주의자를 비판하면서 그와 반대로 스스로를  "최소한주의자" 로 범주화하기도 한다. 이 삶에 공유하는 사람들끼리는 인터넷을 통해 생활공간을 소개하면서 교류를 하고 있다.

어제 읽은 잡지에는 이러한 현상에 대해서 "물건버리기 붐과 함께 정보지상주의" 가 어떻게 연관되었는지를 쓴 글이 있었다. 글쓴이는 물건버리기에 관한 책을 여럿 소개하면서 버리기 붐에 관해 논지를 펼치고 있었다. 그  중에 <인생이 기쁨에 넘치게 되는 정리의 기술, (나의 번역으로는 "설레는 인생을 위한 정리기술">은 일본국내 베스트셀러였다가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해외 발행부수가 200만부를 넘은데다, 이 책 출판으로 저자는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뽑힌 일도 소개하고 있었다. 아마존에서 찾아 보니 아래의 책인데, 책의 저자는 정리에 관한 책을 그 이후에도 계속해서 내는 것 같다. 아직 20대로 보이는 저자가 이 책을 쓰게 된  동기는 고등학생 때 읽은 <버리는 기술> 에서 정리의 매력을 발견하였다 하니, 일본에서 정리 정돈, 특히 필요한 물건만 갖고 사는 것에 대한 책이 주목을 받게 된 것이 최근 20년 사이라는 것은 납득이 된다.

 

그런데 이 20년이란 시간은 인터넷이 가능해지면서 정보가 범람하기 시작한 시간이기도 하다. 글쓴이는 물건을 버리고 산뜻하게 살자는 일본 사람들의 지향이 사실은 경제문제 때문에 넓은 집을 가질 수 없고, 수입이 많지 않으며, 결혼을 하지 못하는 바람에 아이도 없는 최근의 경향과 연관이 있다고 말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바라는 삶이란, 마당이 있고 창고도 있고 아이들은 시끌벅적하여 사람 사는 냄새가 나는 풍경이 있는 삶이 아닐까, 그러다 보니 물건을 버리고 버려서 깔끔해진 방의 사진에서는, 아이들이 이런 곳에서 살아도 괜찮을까, 아이들에게 편안한 공간일까, 하는 의문도 생기게 되는 것이다.

또한 물건을 버리자는 마음의 한 켠에는 너무 많은 정보로부터 해방되고 싶다는 욕구도 있다고 보았다. 물건도 말을 한다.  소유하고 있는 주인에게 " 왜 나는 안 써 줘?" 라고 자기의 욕구를 내비치는 것이다. 오래 입지 않고 둔 옷, 읽으려고 사 둔 책, 읽고 다시 읽으려고 둔 책들이, " 왜 나와 약속을 안 지켜?" 라든가 " 왜 나는 안 입어 주지?" 라며 물건의 주인을 나무라는 것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정리기술 속에는 쓰지 않는 물건, 입지 않은 옷을 먼저 버리라 하고, 꼭 사용할 것만 두라고 충고한다.  

안 그래도 정보가 넘쳐나는 이 세상에서 자기 방에서조차 물건들이 내쏘는 요구와 정보가 넘쳐나고 있으니, 사람들은 자유를 얻고 싶어서 우선 물건부터 정리하고 싶어한다는 것이, 글쓴이의 생각이다.

고개가 끄덕여지는 부분이 있다.

 

 

 

 

 

 

 

 

 

두 달 살기로 하고 온 이곳에서도 구입한 책이 꽤 된다. 식탁옆 공간에 남편의 연구와 관계없는, 오롯이 내 책이라는 표시를 해 둔 책들이 나란히 서서 나를 보고 있.

조금씩은 다 읽었지만, 일본어로 읽는 것이고 공부하는 마음으로 읽고 있어서, 다시 읽어야지 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 보니 끌어안아야 할 무게(책 내용 이해와 정리)가 꽤 된다. 돌아가는 이삿짐에도 꼭꼭 집어넣고 가겠지, 그렇게 해서 내 집에는 책이 쌓여가고 있고 그 책들은 자기를 읽어줄 날을 기다리고 있다. 읽었다고 해서 버리지는 못하니 집은 더 좁아지겠지.

 

해서, 좁은 집을 넒게 키울 수 없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란 물건에 대한 욕구를 버리는 것이었다.  잘 되었다고 할 수는 없지만 지금은 어느 정도 가능해져서 사실은 쇼핑이 재미가 없어질 정도가 되었다. 

 

그러면서도, 갖고 싶은 물건은 딱 하나 남았다.

책을 읽을 때 파묻혀있고 싶은 쇼파..., 그런데 쇼파는 지금 살고 있는 우리집에는 들이기가 어려우므로 넓은 집이 필요하구나 했다가..  집 바꿀 여력이 안 되니 쇼파 생각을 버려야 하겠구나 한다.

 

무얼 버리기란 결코 쉽지 않다.

물건 뿐인가, 마음에 붙은 기억, 그것도 나빴던 기억은 죽을 때까지 붙잡아 곱씹는다. 나 또한 마음의 문제에 관해서는 그런 경향이 있다. 버릴 것은 물건 보다도 자기에게 이롭지 않는 생각의 방법, 특히 기억을 재생 시킬 때의 나쁜 습관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