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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틈- 셰익스피어 (겨울이야기)다시 쓰기/2019년의 책읽기

자몽미소 2019. 6. 17. 11:51

 2019년 6월 16-17일 사이에 읽다.

고전의 재생. 플롯은 같고 이야기도 같이 그러나 새롭게 다시 쓰는 소설.


* 책날개의 메모

"시간은 되돌릴 수 있다"

뉴보헤미아. 미국 슈퍼문이 내려오고 폭풍이 도시를 뒤흔드는 밤, 한 흑인 남자가 베이비박스에서 백인 아기를 발견하고 꺼내어 집으로 데려간다.

런던, 세계금융위기 후의 도시를 살아가는 리오는 돈을 버는 법은 알지만, 가장 친한 친구와 아내를 향한 질투를 다스리는 법은 알지 못한다.

17년 후, 소년과 소녀가 사랑을 시작한다.


* 셰익스피어의 후기 희곡 <겨울 이야기>는 질투에 눈멀어 불행을 자초하는 시칠리아 왕의 이야기다. 그는 공주를 추방하고 왕비를 죽음으로 몰아간다. 아버지에게서 버림 받는 아기는 보헤미아 해안의 목동에게 발견되어 그의 손에 키워진다. 이후 딸은 아버지와 어머니를 만난다.


* 지넷 윈터슨이 다시 쓴 <겨울 이야기>- 시간의 틈』은 원전의 울림을 그대로 전하면서도 컴퓨터 게임이 빗대어 현대의 서사를 보여준다. 이 소설은 마음의 상처와 치유의 이야기이면서 복수와 용서의 이야기이고 잃어버린 것을 되찾는 이야기이다.



책 속에서.


95쪽: 리오의 성격을 알려주는 대화


"리오는 머슈거너예요" 폴린이 말했다.

"머슈거너가 뭐예요?"

" 미쳤다고요! 평생 하고 싶은 대로 살아서 감정과 욕구< 분노, 정서를 통제 못 하는 거예요. 전형적인 우두머리 수컷이죠. 그런 사람들은 성장하지 않아요. 더 비열해질 뿐이죠."


*298쪽

-지노가 말했다.

"내가 그 일을 돌이킬 수만 있다면. 하지만 그러고 보면 내가 한 선택들은, 다른 선택을 할 내가 없었기 때문에 했던 선택이었다는 기억이 나. 우리를 가두는 순간의 힘보다 우리가 더 강해져야만 자유의지를 가질 수 있는 거야."


*322쪽: 미미의 현재

그녀는 가만히 서 있지 않으려고 걷는다. 시간 밖으로 걸어 나갈 수 있다는 듯이. 과거를 원래 속한 곳에 두고 떠날 수 있다는 듯이. 하지만 그것은 항상 거기, 그녀의 바로 앞에 있기 때문에 불가능하다. 과거는 그녀의 바로 앞에 놓여 있고 매일 그녀는 그것을 향해 걸어가 부딪힌다. 과거는 반대쪽에서 들어오려는 미래를 막는 문 같다.


341- 347 쪽

-저녁이 밤으로 식어가고 있었다.

-새벽 3시. 아직 펼쳐질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세상처럼 삶이 웅크린 이른 시간.

-과거는 항상 그의 앞에 건널 수 없는 강처럼 놓여 있었다.

-입양아와 친부모의 재회. 다들 절대 가질 수 없는 걸 원하거든. 인생을 되돌릴 수 없어.

-삶이란 멀리서 보면 어떤 패턴을 이루는 우연의 연속일 뿐일까? 비행기 창문으로 들판과 강과 집들을 내다보면 아름답고 멀쩡해 보이지만 땅에서 보면 그냥 있는 그대로, 마구잡이에다가 심지어는 추해 보이는 것처럼 말이야.


376쪽

 세상은 기쁨이나 절망, 한 여인의 운명, 한 남자의 상실과 상관없이 흘러간다. 우리는 타인의 삶을 알 수 없다. 우리는 우리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작은 부분들 외에는 우리의 삶을 알 수 없다. 그리고 우리를 영원히 바꾸어 놓는 일은 우리가 알지도 못하는 사이에 일어난다. 쉬는 것처럼 보이는 순간이야말로 마음이 부서지거나 치유되는 순간이다. 그리고 너무나 꾸준하게, 또 확실하게 흐르는 시간은 시계 밖에서 거칠게 흐른다. 일생은 너무나 짧은 시간에 바뀌지만, 그런 변화를 이해하는 데는 평생이 걸린다.



395-396쪽: 작가의 글


 이것은 업둥이에 대한 희곡이다. 그리고 나는 업둥이다. 이것은 용서와 가능한 미래의 세계들에 대한 희곡이며, 용서와 미래가 양방향으로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 주는 희곡이다. 시간은 되돌릴 수 있다.


  세익스피어의 후기 작품들은 용서를 믿는다.

하지만 무엇을 용서하는 것일까?

『겨울 이야기』는『오셀로』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스스로 변하느니 세상을 살해하려는 남자. 그러나 이번에는 주인공의 망상 때문에 여주인공이 죽을 필요가 없다. 오셀로가 사랑하거나 믿을 수 없는 사람은-데스데모나가 아니라-자기 자신이지만. 세익스피어는 같은 주제로 돌아오면서 두 번째 기회도 가져온다.

 헤르미오네는 죽지 않는다. 레온테스와 폴릭세네스 역시 죽지 않는다. 그리고 미래는 공고하다. 플로리젤과 페르디타는 아버지들처럼 행동하지 않을 것이므로. 그런데 플로리제과 페르디타가 정말로 그렇게 할까?

  용서, 하나의 이야기에 가능한 결말은 세 가지밖에 없다. 그래서 그들은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답니다를 제외하면 말이다. 그것은 결말이 뒤에 덧붙이는 코다일 뿐이다.  세 가지의 가능한 결말은 다음과 같다. 복수, 비극, 용서.

  구약성경의 바탕은 석판을 깨끗이 지우는 것, 즉, 빚을 탕감하는 것이다. 과거가 미래를 담보로 잡아서는 안 된다.

그리고 셰익스피어는 항상, 우리가 그러듯, 바로잡는 것은 아이들에게 맡겨둔 채 무대를 떠난다. 에즈라 파운드의 말처럼, "새롭게 다시 하라"는 것이다.

 헤르미오네는 잘못된 상황을 바로잡기 위해서 가장 하기 어려운 일을 한다. 즉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이 희곡의 핵심어는 "아무것도 아님"이다.

 『겨울 이야기』의 초연은 1611년이었다. 그로부터 300년이 더 흐른 뒤에야 정신분석이라는 학문이 등장하면서 과거가 어떻게 미래를 저당 잡는지를, 또는 과거가 회복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기 시작했다. 과거가 어떻게 복병처럼, 혹은 변장한 거지처럼 누워서 기다리는지를 말이다.


*퍼디타의 말(400쪽)

  어쩌면 그때 나는 기억할 것이다. 역사는 스스로 반복되고 우리는 항상 추락하지만, 내 안에는 역사가 담겨 있고 내가 잠시 과거에 다녀와도 아무 흔적도 남지 않지만, 나는 알 가치가 있는 어떤 것을 알았음을. 거칠고, 존재할 것 같지 않고, 판에 박힌 모든 것을 거스르는 어떤 것을 알았었음을.

뒤집힌 배에 남아 있는 공기처럼.







*지넷윈터슨

저자 소개

지넷 윈터슨

 
저자 지넷 윈터슨은 태어나자마자 부모에게 버림받고, 독실한 오순절교회파 부부에게 입양되어 선교사로 키워진다. 오직 기도와 성경 속에서 유년 시절을 보낸 그녀는 열여섯 살에 한 소녀와 사랑에 빠지는데, 이 특별한 자각은 그녀에게 크나큰 정신적 육체적 충격을 준다.
옥스퍼드 대학교 세인트캐서린 칼리지에서 영문학을 전공했고, 졸업 후 영화사와 출판사 등에서 일하며 다양한 형태의 글을 썼다. 자전적인 첫 소설 Oranges Are Not the only Fruit』(1985)가 평단의 격찬을 받으며 휫브레드상 처녀작 부문에서 수상했고, 『열정The Passion』(1987)으로 존루엘린라이스상을, 『처녀딱지 떼기Sexing the Cherry』(1989)로 E. M. 포스터상을 받았다. ‘1990년대의 가장 위대한 나쁜 소설’이라는 평가를 얻은 『육체에 새겨지다Written on the Body』(1992)는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윈터슨은 장르와 성性을 비트는 작가이다. 등단 후 30년간 소설, 어린이 책, 만화책, 논픽션, 각본, 심지어 자기계발서까지 장르를 초월하는 작품 활동을 해 왔으며, 종교, 육체성과 상상력, 성의 양극성, 성적 정체성의 경계에 천착하면서 형식에 구애되지 않는 자유로운 글쓰기를 보여 주었다. 그녀는 예술이 모든 사람을 위한 것이며, 이를 증명하는 일이 자신의 사명임을 믿는다.
『겨울 이야기』는 버려진 아이 페르디타의 이야기이다. ‘누구나 품고 가야 할, 자신의 삶을 이끄는 불가사의한 텍스트가 있는 법이다. 나에게는 『겨울 이야기』가 그렇고, 오랜 세월 매번 다른 모습으로 『겨울 이야기』를 써 온 셈이다’라고 말하는 그녀에게 『시간의 틈』은 입양아와 레즈비언이란 정체성에서 출발한 윈터슨 문학의 하나의 도달점이다.

역자 : 허진
역자 허진은 서강대학교 영어영문학과와 이화여자대학교 통번역대학원 번역학과를 졸업했다. 옮긴 책으로는 도나 타트의 『황금방울새』(전 2권), 마틴 에이미스의 『런던 필즈』(전 2권), 나기브 마푸즈의 『미라마르』, 할레드 알하미시의 『택시』, 앙투아네트 메이의 『빌라도의 아내』, 아모스 오즈의 『지하실의 검은 표범』, 로버트 풀검의 『온 러브』, 수잔 브릴랜드의 『델프트 이야기』, 존 리 앤더슨의 『체 게바라 혁명가의 삶』(전 2권, 공역) 등이 있다.






작가의 다른 책


책소개(알라딘서점 책 소개)


현대 영국을 대표하는 여성 작가 지넷 윈터슨의 자전적 소설『오렌지만이 과일은 아니다』. 작가는 첫 번째 소설이자 세계적인 명성을 안겨준 이 작품에서 양부모 아래 기도와 선교를 강요받으며 자란 기억과 소녀를 사랑했던 경험을 풀어놓았다. 민감한 사회 문제들을 거침없이 다룬 이 소설은 가장 주목할 만한 신인에게 수여되는 휘트브레드 상을 수상했다.

엄격하고 보수적인 기독교 집안에서 기도와 선교에 집착하는 어머니와 함께 사는 소녀 지넷은 우연히 만난 한 소녀와 사랑에 빠진다. 어머니를 비롯한 주위 사람들은 그녀가 악마에 홀렸다고 비난하지만, 지넷은 여자를 사랑하는 것이 왜 잘못이고 죄악인지 이해할 수가 없다. 지넷은 자신의 정체성과 자유를 찾으려고 노력하는데….

이 소설은 한 소녀가 자신의 성정체성을 깨닫고 독립적인 인간으로 서기까지의 과정을 그리고 있다. 여성 작가 특유의 감성으로 인간 내면 심리를 섬세하게 묘사했다. 특히 각 부는 구약성서의 형식을 따르고 있는데, 이러한 구성은 작은 지역 사회에 뿌리 내린 폐쇄적인 기독교 사회의 억압적인 면모를 비난하는 장치로 사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