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쩌다가 이토록 복이 많은가. 딸은 통장으로 거금의 용돈을 보내오고, 아들은 환전해서 봉투에 담아왔다. 어제는 은행에, 다음 달 한 달 동안 경비로 쓸 돈을 환전하러 다녀왔다. 아이들이 보태준 돈이 있어서 들고 가는 주머니가 넉넉해졌다. 남편은 아이들이 마음을 담아 봉투를 건넬 때, 활짝 웃으며 신나게 잘 받는다. 본인이 기쁘기도 하겠지만 잘 받는 것도 중요한 거라고 매번, 이야기한다. 아이들이 마음을 표시할 때, 그게 마음이든 물질이든 부모가 잘 받아야만 건네 주는 자식도 기쁘다는 것이다. 그거, 아주 바른 말이긴 하지만 나는 매번 잘 받지 못한다. 마음 속에서는, 내가 이렇게 받을 자격이 있나, 자문하는 목소리가 있다. 염치없다는 마음이 들어서, 이 돈을 어떻게 쓰나 한다. 하지만 미안함과 고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