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게 읽었다.
동창회 가서 평소 잘 몰랐던 친구의 놀랍도록 유쾌한 언변에 내 유년이 갑자기 쌩긋 웃어주며 다가오는 느낌이었다. 술 먹은 이야길 하든 부부싸움 이야길 하든 애들 키우며 시행착오 하던 이야길 하든 "어! 쟤가 저런 것까지 생각하고 있었어?" 라고 놀라며 이제까지 그 친구를 몰랐던 게 억울하기까지 하는 동창생 아줌마처럼 이 책을 읽었다. 이 책의 지은이를 내 남자동창생처럼 느끼며 그의 글을 읽었다.
하나 불평스런 것은 <발견>이라는 단어다. 나는 이 말을 장차 쓰려고 하는 내 아버지의 글에 붙이려던 단어였다. 단어 하나를 도둑맞은 기분도 들었다. 그러나 먼저 잡은 사람이 임자이니 할 수 없는 노릇이다.
글감은 내 주변의 그저 그런 것이었고 짧은 글들이었지만 성찰을 과장하지도 않고, 괜히 전문가들의 정신분석을 곧이곧대로 믿으려 하지도 않아서 읽기 편하면서도 친구처럼 다정한 글들이었다.
어제 배달되어 온 즉시 읽었다. 만화책 읽듯이 가벼웠으나 가볍게 날려 버릴 글이 아니라 마음을 가볍게 해 주는 책이 되었다. 책 중간 중간에 일러스트를 그려 넣었고 어른 수칙이라는 것을 스무 개나 집어 넣었다. 어른 수칙 20엔 이렇게 쓰여져 있다.
-- 어른이 되는 것은 환자가 되는 것이다. 성숙한 어른은 환자처럼 자신의 병을 순순시 인정한다. 또한 세상은 환자를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다. " 어른을 아이처럼 보살피는 사회, 우리 사회 좋은 사회" --
지은이: 윤용인, 딴지일보 기자및 딴지일보 사업국장을 거쳐 2000년 여행전문웹진 <딴지관광청>을 창간. 2003년 <노매드> 라는 여행회사를 설립.
'字夢のノート(공책) > 자몽책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생-2008년의 책읽기 10 (0) | 2008.02.19 |
---|---|
허삼관매혈기-2008년의 책읽기 9 (0) | 2008.02.18 |
도쿄타워-엄마와 나, 때때로 아버지-2008년의 책읽기 7 (0) | 2008.02.15 |
이것이 인간인가, 프리모 레비---2008년의 책읽기 5 (0) | 2008.01.19 |
거짓말의 진화-2008년의 책읽기(4) (0) | 2008.01.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