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할머니
김 수 열
4. 3 행사 햄시메 잊어불지 말앙 참석허영 곧고 싶은 말 속 시원히 고르랜(원문:고르렌) 허난,
원통허게 죽은 우리 아바님 말을 골아사 내가 살아짐직허연, 물어물어 �아와신디
왕보난 소나이 어른들만 고득허고 나 닮은 할망은 눈 벨랑봐도 없고,
골아사 헐건디 골아사 헐건디 허멍도 여자라부난 나사지 못허고,
우리 아바님, 사태 나난 군인경찰덜 들이닥쳔 조사헐거 있댄(원문:있덴) 허멍 돌앙간게마는
그걸로 끝! 지서에 강 물으민 주정공장 가라, 주정공장에 강 물으민 우린 모른다,
어떵 허리 요 노릇을 어떵허리, 영 안 돌아올 중 알아시믄 조반이라도 허영 안내컬(원문:안네컬),
입성이라도 곱게 허영 보내컬(원문: 보네컬), 나중에야 들은 소문인디
우리 아바님 대구형무소에서 죽었잰헙디다 (원문:죽었젠헙디다),
전쟁 나난 서울형무소는 문이 열련 몬 풀려났잰(원문:풀려났젠) 허고
대구형무소에 이신 사름덜은 군인들이 몬 심어당 와다다와다다 골견
어디 굴헝에 데껴부렀댄(원문: 부렀덴) 마씀,
경허고 죽여시믄 죽은 몸은 돌려줘사 식게멩질을 촐릴 거 아니우꽈?
이 말을 곧젠, 조반 촐련 나산 와신디, 소나이 어른덜만 고득허고 그 사름덜만 마이크 심엉
말 곧고, 나같은 할망은 어떵허는 건지도 몰르고, 가심은 탕탕 뛰고, 아이고 아바님,
억울헌 우리 아바님 허멍도 어떵헐 줄도 몰르고, 누게신디 들어보카 허당이라도
할망이라부난, 여자라부난.
김수열 시집, <바람의 목례>, 애지시선07
* 4. 3 기념행사 때 돌아가신 아버지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할머니의 육성을 그대로 옮긴 듯한 시다.
억울한 죽음에 대해서 말하고 싶었으나 기념식 현장엔 남자 어른들만 가득하여 여자이고 할머니인 자신은 감히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안타까움이 가득하다.
* 참고:
-원 시에 나온 제주말 중에 몇 글자를 고쳐 적었다
-원 시의 행간을 조금 바꾸어 적어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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