字夢のノート(공책)/자몽책방

논문 읽고-식량위기와 식량주권에 대하여

자몽미소 2009. 2. 5. 09:59

<윤병선, 세계적 식량위기의 원인과 식량주권, 녹색평론 100호>

<윤병선, 식량주권 회복의 길, 녹색평론 101호>


* 책 내용 요약

1. 식량위기의 원인

 

(1) 국제곡물 시장의 태생적인 불안정성

-곡물이 기초식량이므로 국내 소비가 우선된 후에 여유분이 수출되어 미세한 수급변동에도 가격의 급격한 변화

-곡물수출이 소수 국가( 미국, 캐나다, 호주, 남미, 중국)에 치중되어 있고, 가공 유통 회사도 카길과 같은 초국적 농식품복합체에 의해 장악됨

-식량위기 상황에서 곡물수출국은 언제든 수출을 제한할 수 있지만 곡물 수입국은 과잉상태에서도 수입 제한 규범이 없음(우루과이라운드)

 

(2)투기 자본의 투전장이 된 곡물시장

- 2006년 9월 호주에서 발생한 가뭄을 계기로 소맥가격이 상승하자 투기 세력이 가세, 기관 투자가나 투자기금도 가세해 옥수수, 대두, 소맥, 육우, 돼지에 대한 총투자가 2006년 100억 달러에서 2007년에는 420 달러로 급증한 실례

 

(3)식물성 연료 정책

-중국의 경제 성장과 고유가와 결합된 식물성 연료의 공급확대로 곡물 수요가 급격하게 확대됨.

-식물성 연료로 사용되는 옥수수에 대한 수요의 급증은 대두나 소맥의 가격급등을 가져왔음

-미국 정부는 2020년에는 360억 갤런의 식물성 연료 이용 의무화를 2008년에 법률로 정함

-옥수수나 사탕수수를 이용하여 만든 식물성 연료의 생산은 비료에 대한 수요의 증가와 작물재배를 위한 삼림의 파괴, 작물재배를 위한 관개 시설의 확대 등으로 나아감.

 

 

(3) 식물성 연료 정책의 배후

-이라크 공격을 통한 석유공급원 확보 계획이 어긋나고 이라크 전쟁에 대한 미국 국민의 비판이 높아지자 농업관련 산업계의 표를 획득하기 위한 선거 대책으로 식물성 연료 정책을 채택--> 식물성 연료에 대한 보조금 지급

-자국의 식물성 연료 생산을 보호하기 위해 수입되는 식물성 연료에 대해서는 54% 관세 부과

-에탄올 보조금을 계속 받기 위해 농식품 복합체 ADM(미국 에탄올 생산의 28%), 에탄올 재생가능연료회( 에탄올 생산조직)는 정치적 후원과 로비 벌임.

-'국제식량정책연구소'의 예측: 지금보다 두배더 식물성 연료시설 늘리면 2020년에는 옥수수 가격은 72 % 상승, 현재 시설 유지 시에는 26 % 상승

 

(4)인위적으로 만들어진 식량 위기

- 연료와 식량이 바뀔 수 있는 새로운 경쟁시대에 살고 있으며, 8 억대의 자동차와 가난한 20 억 인구가 똑같은 상품 똑같은 곡물을 놓고 경쟁하게 된 상황

-

(5) 유전자 조작 곡물의 공세

-현재의 식량위기 사태를 호기로 이용하려는 집단은 농식품복합체(카길과 ADM) 외에도 바이오메이저 집단(몬산토, 신젠타 등)이 있음

-식량 위기의 대안으로 생명유전공학을 내세움-> 유전자 조작 옥수수, 대두, 쌀

-한국전분당협회소속 업체들-전분 전분당 원료로 GM옥수수를 들여오기로 결정

 

2. 식량안보와 식량 주권

 

-농업시장이 기본적인 인프라를 갖추지 못한 상황에서 국제경쟁에 개방되는 것은 빈곤 퇴치와 식량안보, 환경 문제에 장기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 식량 시장의 세계화가 가속화되고, 각국의 식량 수입이 증가되면서 어떤 나라도 식량위기로부터 안전할 수 없다.

- 농업 수출국의 이데올로기라고 할 수 있는 식량안보(food security)라는 개념 대신 식량주권(food sovereignty)이 이를 대신해야 한다.

-식량안보: 1996년 세계식량정상회의의 '로마선언'과 '행동계획'에서 강조된 개념, 식량안보의 수단으로서 식량 수입과 재고 관리, 국제 무역과 더불에 적절한 국내생산의 필요성 강조, 농업 관련 산업에 의거한 모델, 녹색혁명형 농업에 뿌리를 둔 모델. 국민에게 식량을 공급한다는 것으로 안정적으로 수입할 수 있다면 '자급' 이라는 개념은 무시된다.

-식량주권:1996년 세계식량정상회의에 대항하여 개최된 NGO 세계 포럼에서 사용하기 시작, 식량 안보의 전제조건으로서 농민을 위한, 농민의 정치적․경제적 권리를 포괄하는 개념, 농생태적 관계에 근거하며 유기농업에 근거, 식량안보가 세계농식품체제를 전제하고 하고 있지만 식량 주권은 지역 농식품체제를 근거라고 하고 있음.

 

3. 한국의 현실

-세계 제 5위의 식량수입대국, 곡물 자급률은 26. 2 %(2007년 잠정치)

-자급률의 빠른 하락이유: 한국의 농식품체계가 세계농식품체계에 급속도로 편입되었기 때문. 미국의 잉여농산물 도입으로 인한 국내농업의 파탄과 수입농산물의 범람, 값싼 수입농산물, 가공을 통한 국내외 식품자본의 시장 지배, 개방농정의 추진과정에서 쌀을 비롯한 국내산 농산물의 소비감소, 국내 사료생산과는 유리된 축산정책 등이 한국의 지속가능한 농업생산을 파괴해 버린 것

   

4. 식량주권 회복을 위한 지역 먹거리 체계의 확립

 

-국가 전체의 자급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품목별 자급률 뿐만 아니라 지역별 자급률을 높여야 함.

-얼굴을 볼 수 있는 관계를 전제로 한 생산과 유통의 성립-> 먹거리의 안정성 확보

-다품종소량생산을 전제- 지역에서 소비될수록 환경부하도 줄어듬

-지역 경제에 도움: 고용 기회의 확대, 지역의 활력강화

-농민적 농산물가공: 지역산 농산물을 원료로 하면서 그 원료를 생산한 농민들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가공

-지역 먹거리 체계가 원활하게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현재의 상태(규모화, 화학화, 단작화), 녹색혁명형 농럽의 극복과 생산 농가의 조직화가 필요함.

-생협활동: 식량주권의 회복을 위한 구체적 운동방향의 설정에 기여할 수 있고 초국적 농식품복합체계의 농업지배에 대항할 수 있는 강력한 힘을 생산농민과 소비자에 제공함

-헛발질하는 농림수산부: 2008년 농림수산식품부의 업무계획엔 시군단위 유통회사 설립과 품목별 국가대표 조직 육성을 보고, 대규모 특화를 장려하여 농업 투기꾼을 위한 정책, 농업 파탄의 길을 조장하고 있음  

 


* 글을 읽고 내 생각

 

1. 농협마트의 콩나물

 

 명절 음식을 장만하려고 하나로 마트에 갔었다. 콩나물과 숙주나물을 사려했는데 봉지에 담겨져 파는 걸 자세히 봤더니 원재료인 콩과 녹두가 중국산이다. 평소에 찾던 제주산 콩나물과 국산은 대목이라 없다 하였다. 아무리 그러려니 해 보아도 이건 아니다 싶다. 내가 간 곳은 롯데 마트나 이마트도 아니고 농협 하나로 마트인데, 대목에 콩나물이 많이 나간다는 걸 몰랐단 말인가? 콩나물 같은 거야 미리 업자와 이야기를 해 두면 물량만큼 준비할 수도 있을 텐데..., 대목에 이윤 남는 장사를 하려는 농협의 처사가 얄밉고 아쉽다. 콩나물이 이런 지경이니 두부는 물론 미국산 콩을 갖고 만든 게 버젓이 판매대에 올라 있다.

순창 고추장이 그러하듯 우리나라 전통 식품이라는 것들이 가공 공장을 거치면서 우리 땅의 재료를 외면한다. 마트에 가서 장을 보고 있으면 가공 식품 품목은 이름만 한국식품이지 원재료는 세계 식품이다. 신선식품 코너엔 싱싱하게 배달된 외국산 수입과일들이 형형색색으로 유혹한다.

 

윤병선의 논문에 인용된 일본의 ' 농업의 6차 산업화'는 농산물 가공 산업에서 배워야 할 게  바가 크다. 일본의 가네무라는 300 평의 밭에서 나온 메밀을 그냥 팔기보다 메밀국수로 팔았을 때 소득이 더 많았다고 했다( 메밀값 3만엔, 메밀가루값 12만엘, 메밀국수값 40만엔). 이를 6차 산업이라고 했는데 이것은 1+2+3=6 이 아니라, 1×2×3=6차 산업이라고 강조한다. 1차 산업인 농업이 없으면 0×2×3=0 이 되기 때문이란다.

일본 가네무라씨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우리 나라 농협 하나로 마트는 1이 되어야 할 농업을 무시함으로써 결과 0 인 산업을 하고 있는 셈이다. 지역의 농산물을 쓰지 않는 농업가공식품의 현주소를 농협 하나로 마트에서 볼 수 있으니 다른 거대 기업의 대형마트의 이윤추구 방식이야 불 보듯 뻔한 것이다. 그렇게 된장, 고추장, 식용유, 참기름 등 우리 식탁을 차리는 기본 재료들이 우리 땅의 것들을 외면하고 값싼 외국산을 애용하고 있다. 자연히 소비되지 않는 곡물은 생산되지 않고 보이는 것을 살 수 밖에 없는 소비자는 농업가공식품이 외면하는 것처럼 우리 농업을 방기하는 동조자가 되어 버린다.

 

2. 내 밥상 위의 식량

 

주식인 쌀은 한국산을 쓰지만 아들의 주식인 빵은 우리밀 대신 백설표 빵용 밀가루를 쓴다. 씨제이제일제당은 미국, 캐나단산 밀가루이다. 집에서 만들지 못할 때는 빵집에서 사오는데 이 또한 수입산 밀가루를 쓰고 있다는 건 두말 할 나위도 없다. 그러므로 주식의 1/2은 배를 타고 오는 물건에 의지해 살고 있는 것이다. 우리밀로 빵을 만들어 보았으나 빵만드는 기술 부족인지 잘 되지 않아 백설표 밀가루를 다시 쓰고 있는데, 빵을 만들 때마다 한 덩이의 빵을 만들기 까지 걸리는 공간과 거리가 생각난다. 아들에게 빵을 먹게 한 모친을 탓해야 할 건가?

부식의 일부를 친정의 텃밭에서 가져오는 걸 제외하고, 재래시장에서 생선을 사 오는 것을 제외하면 대개의 식품은 마트에서 구입한다. 마트는 내가 사고 싶은 것을 사는 곳이 아니라 그곳에서 파는 것을 사와야 하는 곳이다. 몇 주 전 내가 사고 싶었던 제주산 콩으로 만든 재래된장을 하나로 마트에서 구입하려 하였지만 그곳엔 그게 없었다. 가격이 비싸서 판매되지 않을 것이라 가져다 놓지 않았다고 했다. 그건 제주산인 메밀가루도 그랬고 제주산참기름도 그랬다. 장사꾼이 팔지 않으면 고객은 원하는 물건을 살 수 없다.

나는 애쓰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러나 한 순간 무너질 밥상을 차리고 있다. 왜냐하면, 어떤 대란이라도 나서 먹을 거리에 비상이 생겼을 때 마트에 모든 먹을 거리를 의존하던 나로서는 굶어 죽기에 딱 좋은 경우이다. 비상 식량을 저장해 놓기엔 집이 너무 비좁아 마트이 냉장고를 우리 냉장고로 여기고 있다. 그러니 그때그때 먹을 거리를 구입하는 나에겐 어떤 대란에 대한 준비가 전혀 없는 것이다. 마당을 파서 쌀독을 담아 두지도 못했고, 지하 창고에 저장식품을 준비해 두지도 못했다.

그러나 이 상황은 내가 애용하는 마트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제주의 대형마트도 재료 조달은 유통업자들의 창고에서 나오는 것이다. 그렇게 따지고 보면 어떤 대란이 났을 때 그 유통업자들 매 한가지다.  국가 간 분쟁이 식량의 가격 폭등과 식량 전쟁으로 나타났을 때 이 피라미드의 맨 아래 쪽에 있는 개인은 피라미드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던 사람일 수록 사망하기에 딱 좋은 지경이 될 것이다.

 

이럴 때 살아남을 사람은 농부밖에 없다.

자기 먹을 거리를 자기가 만들어 낼 수 있는 사람만이 살아 남는다. 이것은 다시 피라미드를 거꾸로 살려낸다. 농부가 살아야 그 마을 사람이 살고 마을 공동체가 살아야 국가도 산다.

 

3. 나는 어디까지 할 수 있는가?

 

그렇다고 내가 자급자족을 하기위해 농부가 될 수 있냐 하면, 그건 아니다. 희망은 있으되 아직은 아닌 이유와 변명이 많다. 땅이 없고 땅을 가꿀 기술이 없고, 땅에 코를 박으며 생산해 놓은 것이 과연 내 노동에 맞는 값어치를 해 줄지도 자신이 없다. 지금 현 상태대로라면 마트에서 먹을 거리를 사 먹는 게 가장 경제적인 방법이다. 그렇다면 이야기는 다시 원점.

그래서 고작 내가 하고 있는 일이란 것은 마트에 가서 국산을 찾고, 제주산을 찾는 고객이 되는 것이다. 그런 건 비싸서 안 팔릴 거라고 말하는 직원에게 찾는 고객이 있다고 보여주는 일 뿐이다. 국산과 제주산을 이용하는 목적은 딱 하나, 내가 못하는 농사를 누군가 계속 해 주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그 방법의 하나로 생협이나 녹색마을이라는 공급처를 이용하여 본 적이 있다.

 

그러나 아직은 생협이나 녹색마을을 적극적으로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 대개의 그것은 일부러 차를 타고 가야 하는 곳에 있거나 인터넷 주문을 해야 한다. 이 또한 가까운 곳을 이용하는 것보다 화석 연료를 더 써야 하는 부담이 생겨 좋지 않다.

 

재래시장을 이용하는 일은 마음처럼 쉽지 않다. 오일장이나 동문시장에서는 주로 생선을 사게 되는데 그래서 한 번 가면 많이 사오게 된다. 그뿐이다. 사람과 직접 만나며 먹을 거리에 대한 안심도 할 수 있는 좋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시간과 노동이 더 많이 드는 재래시장 이용은 횟수가 많지 않다. 한 달에 한 번 정도 갈 뿐이다.

친정에서 갖다 먹는 배추며 시금치 무 등도 친정 나들이 겸해서 갈 수 있을 뿐이지 그걸 가지러 일부러 갈 수는 없다. 갔다 왔다 하는 자동차 기름값 보다 그 식품의 값이 싸고, 또 아파트 공간은 그걸 오래 보관하기에는 적절치 않다.  

 

내게 있어 가장 경제적인 방법은 걸어서 10 분 거리에 있는 하나로 축협 마트를 이용하는 것이다. 다른 마트 보다 덜 수입 식품이 있는 곳이기도 해서 쇼핑하는 즐거움으로 치면 대형 마트보다 떨어지지만 이곳을 이용하면 벌써 자동차 기름값을 절약할 수 있고, 필요한 물건만 구입하게 된다. 다만 이곳의 가공식품은 대형 마트와 다를 바 없이 1차 식품 생산지가 중국, 미국, 호주 등 해외인 경우가 많으나 그래도 쌀과 곡식류를 국산으로 구비해 놓고, 직접 가져온 수입식품이 적은 데다가 지역의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구입할 수 있어서 좋다.

 

윤병선의 두 논문을 읽으면서 식량안보를 식량주권과 동일하게 생각했던 오류를 고쳤다. 자칫 어디서든 식량이 공급되기만 하면 된다는 식량안보 개념으로 식량위기를 생각해서는 선진국의 거대 농식품체계에 발목이 잡혀 점점 더 나아가서는 우리 농산물은 없고 해외농산물이 우리 식탁을  채우게 될 것이다.

문제는 곡물수출국의 이해가 깔린 식량안보 라는 주장은 우리의 배가 아니라 그들의 배를 채우기 위한 욕망이 숨겨져 있다는 것이다. 이런 걸 아는지 모르는지 우리 정부는 농업은 내팽개치고 대기업이 벌어오는 돈으로 국민을 먹여 살릴 거라고 주장한다. 우리 땅에서 나는 게 비싸니 다른 땅에서 싸게 사와서 국민을 먹이겠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나는 정부에 대항해서 촛불을 들지는 못하고, 목소리 높여 비판하지는 못하고, 마트에 가서 직원만 붙잡고 이야기 한다.

"제주산콩으로 만든 된장 여기선 안 팔아요?"

"아니, 농협에서 미국산 콩으로 만든 두부를 팔면 어떡해요?"

 

여기까지 그저 내 밥상을 위해 해 보는 트집일 뿐이고, 재래시장에 가서는 단골 가게에 가서 오랜만에 와서 반갑다는 할머니에게 생선 한 마리 더 얻어오며 미안해하고 즐거워 한다.


2009년 2월 5일 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