字夢のノート(공책)/영화 映画の話

영화 키친

자몽미소 2009. 2. 11. 12:06

 

 

 

로맨스/멜로 | 한국 | 102 분 | 2009-02-05

 

*영화니까 좋았던 점

 

- 깔끔하고 예쁜 공간, 마당 있는 집, 음식저장고 기능을 하는 지하 요리실. 그릇

식탁에 심어진 나무, 아일랜드식 부엌, 창이 넓어 햇빛이 많이 들어오는 부엌.... 부엌...., 부엌, 키친.

 

-빨래줄이 매어진 마당. 돌식탁과 수도가 있는 마당

 -나무가 많은 마당. 쪽마루가 있는 집.

-대나무 침대. 

-정돈이 잘 되어 있고 아기자기하고 깔끔한 집 

 

-예쁜 양산 가게 

 

* 그러나 추천을 꼭 하고 싶은 건 아닌 이유

-이 영화는 젊은 여자 감독의 환타지다.

뭘 해도 예쁘고, 언제나 양쪽에 사랑하는 남자가 있고, 예쁜 집에서 좋은 남자들이랑 사는 것,

가족도 없고 책임도 없고, 그저 사랑하고 사랑받기만 하면 되는 삶.

-젊지 않은 여자인 나와 젊지 않는 남자인 내 남편은 영화가 끝나고 손을 살래살래 저었다.

-서울토박이인 우리 남편이 못 알아듣는 영화주인공들의 서울말, 영화감상을 방해하다.

-감상은 영화 줄거리나 상황이나 인간에 관한 것이 아니라 집과 음식 뿐이었다.

 

-음식은 화려했다. 그러나 그 맛은 알 수 없다

전통과 퓨전의 새로운 화합이랄까, 영화에서 음식은 전통에서 어떤 걸 빼고(김치 담글 때 마늘을 뺀다든지), 조합할 수 없는 것들을 서로 함께 놓았다( 육고기와 생선을 함께 요리). 서로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식재료는 마치 여주인공 모래를 둘러싼 남자 둘을 상징하는 듯하다. 

어릴때부터 함께 자라오며 늘 보살펴 온 남자는 일년 전부터 남편이 되었다. 주인공 모래에게 남편은 당연한 그 무엇이다. 늘 먹어 오던 밥과 국 과 같은 맛의 남자다.

어느 날 우연히 만난 남자 둘레는 여자에게 아주 미묘한 맛을 느끼게 한다. 그 맛을 사랑하기 시작한 여자 모래는 두 남자를 모두 갖고 싶어한다. 어릴 때 한국을 떠나서 프랑스에서 살다 온 남자 둘레는 끊임없이 새로운 맛을 선사해 준다. 여자는 이 남자의 맛을 좋아하게 된다. 우연히 처음 만나던 날의 나른한 햇빛 때문에 여자는 아이도 갖는다.

 

이런 관계를 우리 나이들어가는 사람들은 문제라고 여긴다. 살아보건대 인간 역사 무구해도 남녀 문제는 똑같으니 문제 해결을 빨리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영화는 문제 해결보다는 이 맛의 탐구가  예쁜 그림일 수 있다고 말한다. 철딱서니 없는 여자가 아니라  두 남자를 맛 볼 순수한 혀로서, 혀는 맛보고 싶어하는 게 당연하다고, 부엌에 있는 여자는 세상의 음식을 맛보고 조리하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여자에게 음식인 두 남자는 그 혀에 자기의 맛이 감기기를 애원한다. "나를 맛봐 줘. 지금까지 너는 나를 맛 보지 못했기 때문에 전의 맛에 묶여 있는 거야!" 새 맛은 혀에게 그렇게 말한다.

그러나 우리 나이 들어가는 사람은 종류가 다른 것들이 섞이면 맛이 맛일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 나이들어가는 사람에게 키친은 불편한 영화다. 그러나, 젊은 여자들의 낭만은 이제 힘이 세져서 실험하고 싶다. 맛과 맛의 조합을 따라 내 혀를 즐겁게 하고 싶어한다. 영화는 여자의 혀에 대한, 혀가 가지는 욕망에 대한 영화다. 그러나 그 욕망조차도 주인공 여자의 배역에 주어진 이미지 때문에 욕망으로 읽히지 않고 예쁘게만 보인다. 예쁘게 보이고 싶은 것, 예쁘게 살고 싶은 것, 언제나  젊어서 누구든 사랑하고 싶은 사람이 되는 것, 이것은  여자들의 오래되었으나 영원히 낡지 않는 소망이다. 그래서 이 영화는 여자에 의한, 여자를 위한 영화로서,그러나 그 앞에 수식어가 붙어 젊고 어린 여자들을 위한 영화인 것 같다. 그러나 그런 식의 소망풀기가 꼭 여자들을 위한다고 장담할 수는 없다. 이런 환타지는 간혹 현실과 환상을 구별하지 못하는 어린 여자들에게로 가서 잘못된 믿음을 줄 수도 있다. 요즘 똑똑한 여자애들은 그러지 않겠지만, 괜히 나는 노파심이 인다. 즉 나는 결코 이 영화를 만끽할 수 없는 딱딱한 혀의 소유자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