字夢のノート(공책)/자몽책방

요네하라 마리/팬티 인문학- 2011년의 책읽기 13

자몽미소 2011. 3. 29. 19:41

 

 

           

 

*책을 읽고 내 생각

 

- 바닷가의 빨강 빤스

- 순결한 흰색 면 팬티

- 아파요 고추

 

 책을 읽는 동안은 나도 요네하라 마리처럼 우리들의 팬티에 대해서 수다 떨게 많았다.

역시 그때 생각날 때 독후감을 써 버리지 않으면, 날이 지나서는 내가 뭘 생각했었는지 기억이 희미해지고 그걸로 이야길 만들어 보고 싶다는 의욕도 떨어져서 대강 저런 이야길 하려 했다는 것만 기억해 적어둔다.

 

 

팬티 인문학이라고 제목 붙인 건  책을 읽고 나서 참 적절하다고 생각했다

팬티 이야기를 읽는데  팬티 라는 개념이 없었던 러시아 역사를 엿볼 수 있고, 전쟁을 겪었던 20 세기 초의 일본과 러일 관계도 볼 수 있고, 공산주의 국가가 된 이후  50- 60 년대 상품과 유통 문제를 구체적인 사례 (팬티)를 통해 볼 수 있을 뿐 아니라 그 때문에 일어났던 해프닝이 즐거운 글읽기를 하게 해 준다. 이 책으로 나오기 전  팬티 시리즈로 연재를 하였기에 그의 글을 읽고는 그가 하는 강연회에 찾아와 자기가 알고 있는 팬티 이야기를 열심히 해 준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꽤 소중한 팬티 자료를 보내주는 사람도 있었고, 러시아 포로 수용소에서 팬티 없이 살아야 했던 증언도 이 책을 만드는 데 소중한 자료가 되었음을 알 수 있다. 저자는 팬티에 관한 글을 쓰면서  팬티에 관한 궁금증은 오히려 더 많아져 버렸던 것 같다. 이 분야만을 연구해도 평생이 걸리겠다고 생각하고, 연재물을  바로 책으로 내는 것을 미루고 있다가 요네하라 마리는 난소암 수술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수술 후 암이 재발하게 되었고 어떻게든  팬티 이야기를 책으로 내자고 해서 엮어낸 것이 이 책이다. 책의 뒷부분은 일본의 훈도에 관한 글을 보탰다. 병상에서 마지막 힘을 몰아서 썼던 탓인지 앞의 글에서 보이는 가볍고 즐거운 분위기의 어투는 연구물의 진중함으로 바뀌고 말았지만, 병상에서도 글쓰기를 놓지 않고 마지막 자식을 세상에 내 보내고 말겠다는 의지에 고개가 절로 숙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