字夢のノート(공책)/2024년 日記帳

글잉걸 9:피같은 돈, 물같은 돈

자몽미소 2024. 4. 17. 09:36


누나 만나러 간다고 했더니 아들이 용돈을 보냈다. 며칠 전에는 며느리가 따로 챙겨주었는데 또 보낸 것이라 안 받겠다고 했지만, 받아달라고 한다.  누나랑 백화점 가서 옷 사입으라, 백화점 옷이 좋더라, 엄마는 자기 옷을 못 사니까 이 돈으로 꼭 엄마 봄 외투를 사 입어라, 아기낳고 정신없이 지내느라 정작 엄마를 챙기지 못하고 있더라, 엄마가 돈을 받아주면 미안한 마음이 덜어지겠다. 아들의 메세지를 읽고 안 받겠다던 말을 뒤집고, 고맙다 잘 쓸게, 로 대답했다. 내 통장에 또 돈이 쌓인다.

아들이, 며느리가, 딸이, 사위가 주는 용돈을 받을  나이가 아니야, 라면서도 받는 사람이 되었다.  주는 사람이 아니라 받는 사람이 되었다. 내가 주는 건 작고 받는 건 언제나 미안하다. 자식의 돈에는 이 돈을 벌기 위해 들어간 직장인의 피로와 피와 살을 갈아넣은 고생이 들어간 것 같다. 하지만 생활비 통장을 채워주는 남편 돈은 세수하듯 매일, 샤워하듯 시원하게 청소하듯 깔끔하게 통장을 비워낸다.  쓰임은 같은 돈인데 쓰는 마음이 같지 않은 돈이다.

2024년 4월 17일 아침 9시 36분. 비행기가 뜨기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