字夢のノート(공책)/2024년 日記帳

글잉걸8:습관 만들기의 두 번째 날

자몽미소 2024. 4. 16. 11:37

글잉걸-습관 만들기의 두 번째 날
 
4월 16일, 써클 모임의 원장님이 세월호 10주년을 추모하며 제주 부두에서 진혼무를 추기로 하였으므로 함께 하려 하였다. 6시에 시작하니 집에서는 5시 반에 나가려고 어제저녁에는 입고 나갈 옷을 미리 꺼내 두었다. 7시에 추모가 끝나면 돌아오는 길에 헬스장에 들르고, 집에 돌아와 어제에 이어 모닝 글쓰기도 하려 하였다.
새벽 2시 반에 잠에서 깼다. 뒤척이다 일어나 책상 앞에 앉았다. 4시, 책을 읽다가 5시 반까지 괜찮은 상태면 부두로 갈 생각이었다.
 
책을 읽으려다, 이틀 전 비행기 안에서 썼던 메모를 읽었다. 펜을 잡고 다시 썼다. 고개를 드니 시계는 6시가 되어 있었다. 피곤했다. 부두로 갈 것을 포기하고, 이어서 나오는 것들을 7시까지 쓰고, 침대로 갔다. 잠들고 싶었다. 어느새 잠이 들었고 10시 반에 일어났다.
 
<아침에 헬스장에서 운동하기> 루틴의 두 번째 날을 이렇게 시작했다. 운동하러는 가지 못했으나 책상에 앉는 루틴은 이어 나가고 싶어서, 노트북을 켰다. 아무 말이나 쓰기로 하고 아무 말이나 쓴다.
 
내일은 청주행 비행기를 탄다. 모레 돌아오기 때문에 이틀 동안 <아침에 헬스장 가기와 아침에 책상에 앉기>를 하지 못할 것이다. 딸의 전화를 받았을 때 새로 시작한 이 일을 이야기하지 않았다. 딸은 엄마가 보고 싶다며, 아기를 낳을 때까지 자신은 엄마의 아기라며 웃었다. 모두에게 사랑받는 아기라는 자신감이 넘치던 40년 전의 딸의 표정이 생각났다. 할머니들과 이모와 삼촌들에 둘러싸여 자기가 대장이던 시절이 있었다. 딸은 기억하지 못하지만 나는 기억하는 딸의 모습은 타고난 기질에서 나왔을 것이다. <나는 사랑받는 아기다> 라는 본능을 몸의 세포마다 갖고 있다가 자신을 그렇게 대해주지 않는 사람들을 만났을 때, 그 아기는 어떤 마음이었을까, 공포와 혼란, 순응 속에서 말이 적어진 딸이 의지했던 사람은 할머니 한 사람뿐. 그 할머니마저 아들 내외에게 얹혀 지내서 그들 앞에서는 손녀를 마음껏 귀여워하지도 못했다고 들었다. 사랑받는 것에 익숙해져서 사랑받는 것 외에 다른 것을 알지 못하던 세 살 무렵의 여자아이, 자기 딸도 아닌데 자신을 엄마라고 부르는 여자애를 바라보는 딸의 계모를 떠올려본다. 그녀의 마음을. 그녀로서는 결코 사랑하고 싶지 않은 아기, 사랑을 받고자 하는 말과 몸짓을 볼 때마다 더 미워지던 그녀의 냉담을 떠올려본다. 그런 때 그녀는 딸의 살을 꼬집었다. 남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눈을 흘겼다. 다른 사람 앞에서는 착한 새엄마 역할을 잘한다고,, 그녀는 천사표 여자로 칭찬받았다. 나는 가끔, 내 딸이 사랑받고자 하는 마음 때문에 새엄마에게 더 미움을 샀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딸과 사위가 작년 2월에 제주에 왔었고, 그 후로는 전화로만 이야기하다가 직접 만나는 건 1년 하고도 두 달만이다. 내일은 딸과 함께 전시회에 갈 것이다. 천안에서 하는 전시회에 가기 위해서 공항에서 천안으로 가기로 했다. 어지러움증도 아직 있고 오늘처럼 잠을 자지 못하기라도 하면 피곤할 텐데, 어제 낮에 통화할 때는 괜찮을 것 같아서 비행기를 타기로 했다. 그러니 오늘은 밤에 잘 자야 한다. 아침에 하지 못한 운동은 오후에 가서 하려 한다. 글쓰기와 운동은 꼭 그 시간에 하지 못하더라도 빠뜨리지 않는 것만 해도 좋다고 생각하기로 한다.
습관 만들기의 두 번째 날, 어쨌든 책상에 앉아서 쓰고, 조금 있다가는 운동도 할 것이다. 작심 100일의 두 번째 벽은 요령을 피우면서 넘어간다.( 2024년 4월 16일 오전 11시 20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