字夢のノート(공책)/자몽책방

총,균, 쇠-2008년의 책읽기 (31)

자몽미소 2008. 8. 31. 18:48

 

책의 핵심: 각 대륙의 운명이 달라진 까닭? 각 부동산의 가치에 따라  

 

 

 

 

▣ 한국인 독자에게 쓰는 저자의 글

 

『총,균, 쇠』는 지리적 조건이 지난 13,000 년간 전 세계인의 역사에 미친 영향을 밝힌 책. 


…중략 …

 한국의 지리적 위치는 모든 한국인에게 그 영향력을 깨닫게 하기에 충분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선 한국은 중국과 가까이 이웃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농업화와 가축화가 용이한 야생작물과 동물을 가진 까닭에 본격적인 농업을 발전시켰을 뿐만 아니라, 동물을 경작 활동에 이용해 세계 최초의 문명 중심지 중 하나인 황허 문명을 일으켰고, 그 성과의 대부분이 한국으로 흘러 들어갔습니다. 그럼에도 한국은 중국의 단순한 예속국으로 전락하지는 않았습니다. 반면 한국은 한반도의 좁고 긴 지리적 특성, 황해라는 자연적 장벽, 그리고 땅덩이 대부분이 중국보다 북쪽에 위치한 기후적 장벽으로 인해 별도의 역사를 발전시켜 나갔습니다.

또 한국을 둘러싼 세계적으로 유래없는 풍부한 어장과 해산물을 지닌 바다는 세계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토기 문화와 정주부락을 이룩했던 선사 시대의 인간 사회를 부양할 수 있게 했습니다.

 

…중략 …

 

수천년 동안 한국은 일본에 아시아 대륙의 작물, 가축, 식량생산의 방법과 문화를 전달하는 주요한 통로가 되었습니다. 독특하게 여겨지는 일본어도 어쩌면 2,000년 전 한반도의 유민들이 일본에 전해 준 말일지도 모릅니다. 일본어는 신라가 한반도를 통일한 후 현재 한반도에서 쓰는 신라말이 대체해 버린 여러 고대 언어 중 하나가 변형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중략 …

 

한글은 전파라고 부르는 과정의 좋은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세종대왕은 한국어에 적합한 문자 체계를 고안하는 데 몽골 또는 티베트의 불교 문자의 예에서 착안한 표음 문자의 개념과 중국 한자의 블록 형식의 문자 형태로부터 영감을 얻었지만, 몽골 문자나 중국의 문자 세부까지는 차용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 대신 표음 문자와 문자 형태의 기본적인 개념을 차용해서 한글이 탄생되었습니다.  

 

 

 

 

내가 읽은 이 책, 『총,균,쇠』

 

1972년 7월, 이 책의 저자인 재레드다이아몬드는 열대의 섬 뉴기니의 해변을 거닐고 있었다. 그곳의 조류의 진화에 대해 연구하고 있었는데 그곳 사람 얄리와 만나게 되었다. 작가는 알리에게 다양한 조류가 뉴기니에 이주해온 과정을 설명해 주었다. 그러자 알리는 자기 민족의 조상들이 과거 수만 년 동안 어떤 경로를 통하여 뉴기니에 도착했으며, 또 유럽의 백인들은 어떻게 지난 200년 사이에 뉴기니를 식민지로 만들 수 있었느냐고 질문했다.

2 세기 전까지 모든 뉴기니인은 아직도 <석기 시대>에 살고 있었다. 마을은 중앙집권체제도 각추어져 있지 않았다. 그러다가 백인들이 들어왔고, 중앙집권적 정치 체제를 강요했으며, 쇠 도끼, 성냥, 의약품에서 의복, 청량음료,우산에 이르기까지 뉴기인들이 금방 그 가치를 알 수 있는 물건들을 잔뜩 들여왔다. 뉴기니 사람들은 그 물건을 통틀어 <화물>이라고 불렀다.

얄리는 질문했다. 

"당신네 백인들은 그렇게 많은 화물을 발전시켜 뉴기니까지 가져왔는데,어째서 우리 흑인들은 그런 화물을 만들지 못한 것입니까?"

 

이 책은  얄리의 질문이 있은 지  25년 후에 그 대답으로 나온 것이다. 

 

얄리의 질문은 뉴기니인과 유럽 백인의 대조적인 생활양식에 국한 되어 있었지만, 이 문제를 확대시키면 현대 세계에서 존재하는 더 큰 규모의 현저한 불균형도 내포하고 있다.

 

저자는 유라시아 대륙이 아프리카 대륙이나 아메리카 대륙, 오스트레일리아 대륙보다 나은 지리적, 기후적 환경 때문에 보다 빠른 발전을 할 수 있었음을 700 여쪽에 이르는 긴 호흡으로 논증하고 있다.

관건은 식량생산이었다. 수렵 채집인가, 정주생활인가.

그 선택에서 대륙은 각각 속도의 차이를 보인다. 식량생산이 수렵채집에서 정주생활로 바뀐 것은 농업의 혁명이었다. 농업 혁명은 야생동물의 가축화와 야생식물의 작물화에서 이루어진 것이다. 농업혁명으로 식량이 풍부해지면서 인구가 늘어났고, 그 인구 중에는 발명을 통해 보다 나은 도구들을 만드는 인간이 포함된다. 잉여 생산은 집단에서 엘리트 계급, 지배계급, 전문인들을 만들어낸다. 그들은 노동을 하지 않고 그들을 먹여살리는 사람들 위헤서 정치체제를 만들어 낸다. 보다 효율적인 조직이 생기는 것이다.  전문인들은 도구를 개발하고 서로 경쟁하면서 발명하여 인류의 문명을 보다 더 혁신적으로 바꾼다. 철기 시대로 오면서 농업은 더욱 더 발전했고 보다 더 우수한 무기와 도구를 가진 집단이 그렇지 못한 집단을 정복해 나갔다. 그것을 대표하는 것이 이 책에서 이야기 하는 총과 쇠이다.

아메리카 대륙이 그렇고 오스트레일리아 대륙이 그런 것처럼 그들은  총을 갖고 쉽게 다른 대륙을 무너뜨릴 수 있었다.

 

야생동물이 가축화 되면서 인간은 동물성 단백질 섭취가 쉬워졌고, 인력으로 하던 농사에 동물의 힘을 빌리는가 하면, 그것들에서 추위를 피하는 의복도 만들었다. 그러나 가축화된 동물들과 가까이에서 살면서 동물들의 몸에서 인간의 몸으로 세균의 번식 범위가 넓어졌다. 콜레라 페스트 같이 한꺼번의 유행병에 사람들이 몰살했지만 살아남은 사람들은 항체를 만들어 세균을 이기는 유전자를 퍼뜨렸다. 그러나 구대륙의 세균이 신대륙으로 넘어갔을 때, 사실 아메리카 인디언을 보다 많이 죽인 것은 총보다 그들이 퍼뜨린 세균이었다. 그들은 새로운 세균과 싸우면서 항체를 가진 유전자를 더 많이 생성시키기도 전 강력한 무기인 총에 소멸되어 갔다.

 

 

그런데 어째서 다른 대륙에서는 이러한 가축화와 야생식물의 작물화가 일어나지 못했을까? 

야생동물의 가축화에는 <안나카레리나 법칙>이 적용된다. 톨스토이의  유명한 소설 안나 카레리나의  첫문장은 " 행복한 가정은 모두 엇비슷하고 불행한 가정은 불행한 이유가 제각기 다르다"  라고 되어 있다.  이 말은 야생동물의 가축화에도 적용된다.  가축화 할 수 있는 동물은 모두 엇비슷하고 가축화 할 수 없는 동물은 가축화 할 수 없는 이유가 각각 다르다. 즉, 식성, 성장속도, 감금상태에서의 번식 가능, 동물의 독특한 성격, 동물의 사회적 구조 등의 모든 조건이 인간에게 부합되어야 한다. 즉 유라시아의 대륙은 가축화 할 수 있는 야생 초식성 포유류가 많았지만 그 외의 대륙은 그렇지 못했다. 중앙아프리가가 동물들의 천국이지만 그 중 어느 동물도 가축화에 성공하지 못하는 것은 < 부르심을 받은 사람은 많지만 뽑히는 사람은 적으니라/마태복음 22장>의 주제를 그대로 보여준다. 사자를 가축화 할 수 없었고(사나워서), 코끼리를 가축화 할 수 없었다(성장속도가 느리고 너무 많이 먹으니까). 그러나 소나 말은 가축화 시켜 인간의 노동력과 이동에 도움을 받았고 요즘은 식용으로 널리 먹히고 있다. 그러나 개나 돼지 밖에 가축화 시킬 수 없었던 대륙은 동물을 이용하여  수레를 만들지 못했다(필요가 필요를 부르지 못하므로). 그 대륙에서 개나 돼지는 그저 식용이거나 애완용일 뿐, 활용도가 떨어지는 가축이다.

 

가축과 작물이 식량생산에 미친 영향 이외에도 각 대륙이 가진  지리적 조건은 정보나 작물화된 식물, 가축화된 동물의  확산 가능성에서 대륙간 차이를 가져온다. 유라시아 대륙은 비슷한 위도에 동서로 넓다. 그러나 아메리카와 아프리카대륙, 오스트레일리아 대륙은 동서 보다 남북으로 길다. 이러한 지리적 조건은 그 대륙에서 어떤 발명이나 기술 혁명( 새로운 작물이나 가축화된 동물이나 도구의 발명,  문자의 발명이나 전파, 또는 사회체제의 변화)이 일어나도 그 전파 속도가 느리도록 한다.

 

이 방대한 책은 기본적으로  오늘날 이 세계를 지배하고 있는 유럽 민족(미국도 포함)의 우수하다는 믿음이 사실은 지구의 오랜 역사속에서 얼마나 허위적인 것인지를 보여준다. 인간은 서로에 대해서 보다 더 우수하거나 열등하지 않다. 다만 그가 처한 환경의 문제가 지금 살고 있는 것을 결정한다고 보는 것이다. 

 

이 책은 1997년에 출간 되었고, 그 후 개정증보판을 내면서 일본에 관한 논문을 덧붙였다. 그는 한국과 일본이 마치 유대민족과 아랍민족처럼 같은 뿌리라는 것을 강조한다. 쌍동이의 다른 줄기 라는 것이다. 각각의 독특한 언어 체계, 다른 것 같으면서도 서로 공통점을 많이 가진 두 나라에 대한 의견은 사실, 두 나라 모두 환영하는 주장이 아니다. 왜냐하면 한국과 일본은 역사적으로 서로 적대적인 감정을 품으면서 살아왔던 것이다.

 

방대한 그의 글은 인류 13, 000년의 역사서이다. 그러나 이 역사서에는 과학적인 증거가 자료로 채택되었고 그는 역사서가 단순히 지난 시간의 기록만으로 그 가치를 갖게 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앞으로 역사는 과학의 힘을 빌어 보다 더 정확한 이야기를 할 수 있기를 바라는 것이다. 

자칫 그의 이 책에서 살펴본 이야기를 납득하다보면 이 세계의 무기 경쟁, 게다가 핵을 포함한 위험한 군사 경쟁은  강국이 되는 지름길로 읽힐 수 있다. 그러나 그는 절대 무기 경쟁이 이 세계를 발전시킬 수 없으며 더구나 파멸의 지름길임을 이야기 한다. 그에게 있어 <총, 균, 쇠>는 인류 발전의 핵심이라기 보다는  아메리카인디언을 비롯한 보다 많은 인류의 다양성을 저지해 버렸고 부분적으로 파멸시켜 버린 원인으로 보기 때문이다.  

 

다만, 이 역사서는 각 대륙의 불균형이 13,000년의 기나긴 시간에 대입해보면 결코 어떤 인간 이나 민족 자체의 우열에 관한 것이 아님을 역설하고 있다. 누가 먼저 더 우수해졌느냐 하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인간 또는 국가가 다른 인간이나 국가를 정복하는 일의 윤리성을 더 핵심적으로 질문하고 있다.

 

 

 

참고도서

 

지금도 자행되고 있는 원주민들에 대한 폭력에 대해서는 나폴레옹 샤농의  책 <『모마모』, 파스칼 북스>을 보면 좋다.  가장 싸움을 잘하는 원주민으로 알려진 야노마노 족은 베네수엘라와 브라질 국경 사이에 있는 아메리카 원주민인데 이 곳에 들어온 채광업자와 선교사들에 의해 퍼진 세균이 이들을 위험에  빠뜨렸다. 이미 우리에게는 면역력이 생긴 간연 같은 병에 죽거나 감기 바이러스도 그들에게 치명적이다. 저항력이 없는 그들은  의료 부족 상태에서 신종 병에 걸려 많이 죽었고, 또 침입자들이 건네준 총으로 자기네 끼리 죽고 죽이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몇몇 단체가 이 원시부족을 도우려 하지만 대개는 의도와 달리 이 부족의 멸망을 부추기고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