字夢のノート(공책)/자몽책방

심리학, 습관에게 말을 걸다 -2008년의 책읽기 33

자몽미소 2008. 9. 6. 16:25

 

 

신문 서평을 보고 구입하였다. 

 

이 책은 푸드 스타일리스트가  음식에 맞는 그릇을 골라 어울리게 담아 놓는 바람에 먹어 보기 전에 맛있어 보인다는 기대를 하게 하는 음식과  같아 보인다. 

 

우리들의 사소한 습관은 엄청난 심리적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는 것인데, 약속시간에 자꾸만 늦게 오거나  오히려 빨리 오는 사람에서부터, 코를 파는 사람, 코를 고는 사람, 손톱을 깨무는 사람들에 대한 심리를 들추어 보는 글이다.

 

저자는 <습관 깨뜨리기>라는 책을 이미 낸 적이 있고, 그 책 이후로 방송에서  여러 형태의 습관을 가진 사람들을 상담 하는 일을 하였다. 그 과정에서 만난 사람들에게 어떤 습관 때문에 불편한지를 들었고, 그 습관 속에 본인은 알 수 없던 심리적 장애가 있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이 책은 그 활동에서 꺼내온  구체적인 사례들을 편집해서 묶은 것이다. 물론 본인이 경험도 들어있다.

 

그러나 그 모든 사례가 꾸며낸 이야기라 해도 틀렸다고 할 수 없다.

  

말 잘 하는 사람과 만나 그가 꺼내놓은 이야길 듣는다. 그의 이야기는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사람과 성격에 관한 피상적인 이야기다. 그런데 말하는 사람이 약간의 가공을 했고, 말하는 기술이 좋아서 오후의 한가함을 메꿀 수 있다. 그런데, 그 사람을 다른 사람에게도 만나 보라 적극적으로 권유할 수는 없을 것 같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고는 하였지만, 실은 가장 중요한 것은 맛이니까. 그리고 상대와 만나고 나서 어떤 감동의 물결이 오지 않은 바에야 어떻게 남에게 권하겠는가. 

이 책은 그랬다. 나에겐 싱거웠고 마지막 까지 읽어도 명쾌한 것은 없었다.  매 장 마다 편집은 깔끔하게 해 놓았지만 편집 때 돋보이도록 크게 만들어 놓은 제목만 읽어도 될 책이었다.그리고 각각의 습관 고치기에 대한 적절한 조언이라는  것이 모두 명령체이다.  그런 문장에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나를 이 책의 글쓴이가 본다면, 또 내 성격에 대해 뭐라  할 게 많을 것이다. 그 지적만으로도 몇 페이지를 차지할 것이다. 즉 나는 문제가 있다. 내 습관에도 분명히 심리적 장애라고 하면  성격문제라고 할 만한 것들이 있다. 그러나 이 책이 상당히 도움이 되어 내 습관을 고칠 마음이 생긴다든지 해야 하는데, 읽은 후나 안 읽었을 때나 달라진 게 없는 걸 보면 이 책은 나에겐 적절한 책이 아니었다. 또 이 심리문제연구가는 그렇게 이 책이 도움이 안 되었다는 내 심리를 문제로 삼을 것이다. 

게다가 이 책의 지은이처럼 어떤 이의 습관을 보고 그의 내면을 아는 척 하고 싶지는 않다. 그의 진단은 도식적이어서 거부감이 일었다.  코골이를 고칠 수 없는 내 남편을 보고 " 당신은 이 책에 따르면, 변하지 않는 자신에 대한 분노, 변화를 가로막는 다른 사람에 대한 분노를 드러내는 거에요! 당신 나에게 화나는 거 있는데 참고 있었어요?" 하고 물어 보지는 않으련다. 아니 나는 그렇게 생각을 하지 않는다. 코골이가 있는 세계를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으려는 심리적 반응이라는 이 책 지은이의 생각은 거의 모든 습관에 심리적 장애를 덧붙여 설명하고 있다. 그런 설명은 피곤하다.

이 책의 저자가 설명하는 습관으로 보는 심리문제는, 마치 길거리에서 만난 운명감정가의 말처럼 들을 땐 고개 끄덕였다가도 소중히 간직하게 될 말은 아닌 것,  그래서 나는 이 책을 사려는 사람에겐 더 좋은 다른 책을 사라 하고 싶다. 심리학에 관심이 있고 그 심리학을 공부하는 것이 자기와 주변에게 도움이 될 일로 생각한다면  연구가 깊은 책을 골라 읽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