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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먼저 챙겨야 하는 것

지금은 저녁 8시 50분. 지인이 찾아오겠다고 연락이 와서 기다리는 중에 노트북을 열었다.오늘 토요일이니까 목요일과 금요일을 건너뛰고 노트북을 열어보는 것이다. 오늘 생각한 것 메모1. 오전에 운동을 한다. 오전에 운동할 수밖에 없다.몇 주 동안 다른 일에 밀려 운동하는 시간을 확보하지 못했다. 어느 새 허리가 아프고 다리가 아픈 사람이 되어 버렸다. 근감소도 진행되고 있을 나이인데 근력운동은 따로 못하고 있어서 허리가 삐끗해지거나 목과 어깨, 다리까지 저리고 아프다. 맛사지를 받고 한의원에서 침을 맞고도 있지만, 운동을 해야 할 것이다. 운동할 수밖에 다른 도리가 없는 걸 아는데, 오전에 운동하고 오면 책상에 앉을 여가가 안 생긴다고 운동시간을 저녁으로 잡았었다. 그러나 이제껏 저녁에 헬스장에 간..

2. 꿈을 잊다. 그리고 오늘

2025.6.11. 꿈을 잊다 일본어로 썼던 글을 모아서 제본을 했다. 제본한 걸 들쳐보다가 편집이 잘 못 된 것을 발견했다. 제목을 붙이지 않은 글이 앞글에 붙어 있거나 지워야 할 글자가 지워지지 않은 채 있었다. 글을 편집하면서 노트북 화면으로 볼 때 눈이 아파서 제대로 살피지 못하고 제본을 맡긴 것이다. 2016년부터 2019년 무렵까지 썼던 글이다. 한 달에 한 번꼴로 글을 쓰고 일본 친구에게 보내어 교정을 받았다. 그걸 블로그에 담아 두었다. 지금 이 노트북을 2020년부터 썼으니까 글은 이전 노트북에도 있을 것이다. 블로그 안에는 교정한 글과 교정 전의 글이 섞여 있고, 나는 그걸 제대로 정리도 하지 않은 채 방치하고 있다가 또 제대로 확인없이 제본을 해 버린 것이다. 제본한 것을 일본 친구..

1. 쓰는 사람이 될 수 있을까

*붓을 들고 쓰려고 하면 쓸 거리가 무진장 많은 듯하고, 이걸 쓸까 저걸 쓸까 고민하기 시작하면 그때는 무엇을 써도 시시하다는 태평한 생각이 일었다. 그렇게 잠깐 멈춰 있으면 이번에는 지금까지 쓴 것이 완전히 무의미하게 느껴진다. 왜 그런 것을 썼을까 하는 모순이 나를 조롱한다.( 나쓰메 소세키 산문집, 125쪽) 조금전까지 나는 글을 쓰려고 하고 있었다. 머리 속에서 맴도는 기억의 말과 그에 따른 이미지를 꺼내서 문장으로 만들고 싶었기 때문이다. 나는 쓸 것이 있다고 생각했고, 써보고 싶었고, 써두어야 한다고도 생각했었다. 어떤 사람에 대해서, 그러니까 나의 기억에 있는 그 사람에 대해서 내 머리속 기억이 아니라, 문장과 문장을 이어 하나의 이야기로 간직하고 싶었다. 하지만 기억의 파편들은 문장이 ..

기록다시,2025.5.27 화요일 맑음

잘 자고 일어났을 때 몸이 편안해서 하루를 잘 보낼 수 있을 것 같은 기대를 한다. 그러나 이런 날일수록 내가 만들려는 루틴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하고 싶은 일들이 우루루 떠오르기 때문이다. 미역국을 끓여야겠다, 소고기가 없구나. 그래서 남편에게 이야기 한다. 헬스장 다녀올 때 장을 봐 올래요? 소고기 사다 주세요. 소고기국을 끓여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오후에 손자에게 밥 먹일 때 미역국도 먹여야겠다는 생각도 했기 때문이다. 어제는 밥에 채소 찐 것과 계란찜을 주었는데, 국물로 먹일 게 없어서 물만 같이 먹였다. 이게 신경이 쓰였고, 요새 국을 끓이지 못했기 때문에 미역국 생각을 한 것이다. 나의 아침 루틴으로 생각해 둔 것은 자전거를 타고 헬스장에 가는 것이다. 남편 보다 먼저 일어나는 내가 재빨리 ..

산기슭에서, 나홀로/ 책

20년 전에 산 기슭에 땅을 사고 집필실로 쓸 집을 지었다. 용감한 이 여성은 홀로 살면서도 어떻게 하면 시골에서 잘 살아낼 수 있는지 자신이 겪은 일들을 유쾌하게 글로 풀어냈다.올해 우에노 지즈코 씨의 책 두 권을 읽었다. 사회학자로 유명한 분이었다.글쓰기도 명쾌한 성격이 잘 드러나서 읽는 이가 건강을 회복하게 되는 느낌.친구가, 우에노지즈코씨가 2019년 도쿄대 신입생들에게 입학식에서 축사를 했던 원고를 보내줘서 읽어보았다. 며칠 후에는 내가 찾지도 않았는데 유트브에서 우에노 지즈코가 나오는 영상이 떠올랐다. 누군가와의 대담이라든가, 주로 일본 사회보험에 관한 것이었고, 책 로 소송을 당하고 10여 년 동안 재판을 이어오던 전 세종대교수 박유하 씨와의 대담도 보였다.

어떻게 지내요/ 책

239쪽 이 모든 일이 먼 과거의 기억이 되었을 때는 과연 어떨지 알고 싶다. 더없이 강렬한 경험이 결국엔 얼마나 자주 꿈과 비슷해지는지, 난 늘 그게 싫었다. 과거를 보는 우리의 시야를 온통 지저분하게 뭉개놓는 그 초현실적인 오염 말이다. 실제 일어난 그토록 많은 일이 어째서 진짜로 일어나지 않은 듯이 느껴지는 것일까.244쪽그냥 서로 화해할 수 없다는 사실과 내가 화해를 했어.42쪽서로에게 뼈있는 말을 얼마나 많이 던졌는지 그 뼈를 다 모으면 골격 하나는 충분히 나올 거라고, 친구가 농담 삼아 말했다.책을 읽고 영화를 보고 다시 책을 읽었다. 영화는 룸넥스트도어, 줄리안 무어가 작가 친구로 나온다.2025년 4월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