字夢のノート(공책)/자몽책방

일본의 재구성-2008년의 책읽기 36

자몽미소 2008. 9. 28. 21:13

 

패트릭 스미스 지음, 마티 출판사

 

 

 

5년 전, 쯔구바 대학에서 황태자비를 직접 본 적이 있었다. 방송에서 보던 것보다 더 우아하고 아름다운 자태에 반했다. 나는 그때 대구대학교 대학원팀과 국제 세미나에 참석하였던 것인데, 황태자 부부가 참석한 리셉션이 있었다. 황태자와  황태자비는 얼굴만 내밀고 바로 갈 줄 알았는데, 세계 여러 나라에서 온 사람들을 두루 만나며 인사를 나누었다. 우리 팀에 왜소증의 여자가 있었다. 초등학교 3학년 정도 키의 처녀가 황태자비와 인사를 나누게 되었다. 황태자비는 그녀 앞에서 아주 자연스럽게 무릎을 꿇었다. 황태자 비는리셉션 장에 들어온 내내 얼굴에 미소를 머금고 있었는데 그녀의 눈빛이 순하고 아름답다고 느꼈다. 같은 여자로서도 반하게 되는 풍모였다. 

그러나 뒷날 다시 그녀를 봤을 때는 안되었다는 생각도 들었다. 뒷날은 국제 세미나 기념식이었다. 기념식장 연단 위에 금빛 병풍이 있고 그 병풍 앞의 황태자부부용 의자에 앉아서 지루하고 맥없는 기념식을 보고 가야 하는 게  그녀의 공식적인 일이었다. 전 날 처럼 연신 화사한 웃음으로 그 자리를 채우고는 기념식이 끝나자 나가는 마사코 사마, 황태자비가 원래 외교관 출신이었다는 것이 떠올랐다. 물론 그 일도 외교로서의 일 중 하나이긴 하겠지만 웃음의 노동은 외교적이라고 하기엔  연민이 이는 노동이었다. 누군가는 그들을 일본의 인형이라고도 했다.

게다가 어떤 때는 이들의 행차가 사람들을 불편하게 한다는 생각도 들었다. 전 날은 내 걸음으로 백보도 안 되어 들어갈 리셉션장에   두 어 시간을 기다려야 들어갈 수 있었다.   비행기를 타기 전에 한 번씩 하는 검색기에서 몸 수색을 해야 했기 때문이었다.  저녁 시간이 되어  언제 밥을 먹을 건가? 배는 고파왔지만  황태자부부가 온다 하니 근사한 리셉션이겠구나 기대하면서 긴 줄을 감내해야 했다. 정작 리셉션엔 음료수와 쿠키와 맥주와 마른 안주 밖에 없고 밥 될 건 하나도 없어서 실망이 이만 저만이 아니었는데,  뒷날, 기념식 참석 때도 그 긴 줄의 기다림은 마찬가지였다. 내심 황태자부부가 참석안해도 좋으니 지루하게 기다려야 하는 긴 줄을 피하고 싶었다.

 

일본에 살면서 궁내성이 내보내는 황궁의 소식을 많이 보았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덴노의 현재 모습 보다도 더 많이 젊었을 때의 모습들, 지금 아키히토 천황이 황태자였을 때나, 그때 황태자비가 아이를 키우던 모습 등, 어떤 향수를 자아내는 듯한 방송의 의도 같은 게 엿보였다. 그런데 나에게 풀리지 않은 의문은 이들이 입은 옷들이었다.

 

나는 대략 알기로 상징천황으로서, 일본의 전통을 계승하는 사람들로서 텐노와 그의 가족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나 그들이 입고 나오는 옷은 기모노, 일본 옷일 때가 없었다. 지금은 황후가 된 ***가 결혼할 당시의 모습은 유럽의 공주가 결혼식을 하는 것처럼 드레스와 모자 복장이었고 텐노가 공식적으로 나오는 어떤 장면에서도 양복을 입은 모습이었지 일본식 옷을 입은 것을 본 적이 없다. 심지어는 1월에 천황이 주최하는 일본 노래 대회(단가 모습)에서도 국민은 기모노를 입고 왔는데 천황과 황후, 또 그 가족들은 서양식 옷, 특히 더 서양적인 드레스를 입고 나오는 것이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