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형도의 시-쓸쓸하고 장엄한 노래여 쓸쓸하고 장엄한 노래여 가라, 어느덧 황혼이다 살아 있음도 살아 있지 않음도 이제는 용서할 때 구름이여, 지우다 만 어느 창백한 생애여 서럽지 않구나 어차피 우린 잠시 늦게 타다 푸시시 꺼질 몇 점 노을이다 이제는 남은 햇빛 두어 폭마저 밤의 굵은 태래에 참혹히 감겨들고 곧 어둠 뒤편에선 스.. 살림과 배움/자몽책방 2006.05.06
히로히토의 종전조서를 읽는다 [책읽기] 『1945년 8월 15일, 천황 히로히토는 이렇게 말하였다』 --‘종전 조서’ 800자로 전후 일본 다시 읽기 / 고모리 요이치 지음/뿌리와 이파리 출판사 1945년 8월 15일 정오, 라디오의 잡음 속에서 ‘대동아전쟁 종결에 관한 조서’를 읽는 쇼와 천황 히로히토의 목소리가 떨려 나왔다. 4분 42초. 전쟁은 그렇게 .. 살림과 배움/자몽책방 2005.08.17
녹색시민구보씨의 하루 [책읽기] 내 몸이 소비 하는 또 하나의 무게 54 킬로. 스스로를 소비자로 여겨본 적이 없는 구보씨, 그의 하루를 따라 가 보면 우리가 스스로를 낭비하는 사람이라고 여기지 않았던 일이 굉장한 오류라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한국인들은 매일 1인당 1킬로그램 정도의 쓰레기를 버리며 54킬로그램정도의 자원을 .. 살림과 배움/자몽책방 2003.08.13
그 섬에 유배된 사람들 [책읽기] 중죄인들을 멀리 보내 다시는 모반의 힘을 쓸 수 없도록 했던 유배는, 죽음 이외에는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는 자기 상실을 경험하게 하고 절망과 고독으로 한 인간을 철저히 시험하는 제도였다. 그러나 조선 시대의 유배는 그 정치적 격랑 때문에 추방되었던 자가 선택이 되고, 선택이 되었던 자가 처.. 살림과 배움/자몽책방 2003.08.06
자동차, 문명의 이기인가 파괴자인가/스키타... [책읽기] 자동차는 대량 생산, 대량 소비 라는 자본주의 경제법칙과 고도 성장기의 시대 정신에 가장 잘 맞는 상품이다. 그렇다면 자동차란 무엇인가? 자동차가 이기심을 확대하는 도구라고 말하고 있는 저자는 신체와 정신에 미치는 악영향, 약자에게 미치는 악역향에 대해서 조목조목 따지며 자동차를 가지.. 살림과 배움/자몽책방 2003.08.02
난초도둑/수잔올림 지음 [책읽기] 생의 열정, 당신의 유령난초는 어디에 있는가? "이 세상은 무한히 크고 사람들은 늘 그 속에서 길을 헤매고 있다. 너무나 많은 생각들과 사물들과 사람들이 있고, 나가야 할 방향 또한 무수히 갈라져 있다. 그래서 열정적으로 뭔가에 관심을 쏟는다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게 하면 이 거대한 세상이 좀더.. 살림과 배움/자몽책방 2003.07.16
자기 앞의 생/에밀 아자르 [책읽기] 사람은 무엇으로 살아가는가?에 대한 질문!! 그들은 말했다. "넌 네가 사랑하는 사람때문에 미친 거야." 나는 대답했다. "미친 사람들만이 생의 맛을 알 수 있어." 이 책의 머리에 쓰여진 말이다. 이제 막 생을 시작하기 위해 세상에 고개를 내미는 열 네 살 소년은 프랑스에 살고 있으나 아랍인이고, 그.. 살림과 배움/자몽책방 2003.06.20
임철우의『봄날』을 읽는다/양진오 [책읽기] 『봄날』을 빌어 절실함을 묻는다.- “너는 그때 어디에 있었니?” 그 봄날에 나는 어디에 있었을까? 새 순이 돋고 꽃잎이 물들고 바람이 돌담 사이로 숨바꼭질 할 때 휴교령으로 학교를 가지 않는다는 앞 집 대학생 언니는 뭔가 할 말을 숨기고 있었던가, 이후로 소문인 듯 전해지는 소식은 심상치 않.. 살림과 배움/자몽책방 2003.04.13
지상에 숟가락 하나/현기영 [책읽기] 제주의 사월은 고달프다. 가지 끝마다 환하여 나무 아래서 정신 혼미하게 하던 벚꽃은 어느 아침 바람에 사방으로 흩날리고, 눈꽃처럼 사그라드는 그 꽃 옆에서 '툭' 무겁게 땅으로 치닫는 붉은 동백이며, 벌이 윙윙거리는 유채꽃밭 속에서 동지를 꺾어 입안에 넣으면 먼 데서 숨어있던 것들이 몸 속에.. 살림과 배움/자몽책방 2003.04.13
<남자의 결혼,여자의 이혼>/ 김혜련 남자의 결혼, 여자의 이혼-김혜련 제목이 심상치 않다. 여자와 남자가 함께 결혼을 하였다면 이혼도 함께 하는 것이어야 하는데 이 책의 제목은 < 남자의 결혼 여자의 이혼>이다. 저자는 어린 시절 책읽기에 몰두하는 문학소녀 였고 그러기 때문에 조금은 삐딱한 시선을 가질 수 있었다. 거기서 그.. 살림과 배움/자몽책방 2003.03.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