字夢のノート(공책)/바느질하는 오후 92

뜨개로 꽃가방 만들기

2006년 4월 오샤레공방 잡지표지에는 꽃을 단 뜨개 가방이 올라가 있었다. 그즈음의 나는 재봉을 배운 지 얼마 안 되어 일본의 옷만들기 잡지는 하루 종일 구경해도 좋았다. 오샤레공방 잡지는 한 달에 한 번 나오고 있었는데 나는 그 책을 사서 거의 옷만들기 과정만 보고는 했다. 그외의 것은 봐도 잘 모르겠고 흥미를 가질 수도 없어서 사진만 휘리릭 보고 덮기 일쑤였다. 일본어가 초급이었던 때였으므로 나는 일본의 잡지를 거의 그림 위주로 보고 있었다. 4월 잡지는 매우 예뻤다. 연두색 바탕에 빨간 장미를 수놓은 모양이어서 눈에 확 띄었다. 그런데 나는 그때 그 모양대로 가방을 만들 엄두를 내지 못했다. 장미를 뜨는 코바늘 도안이 도통 이해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신 옷만들기 코너를 보면서 천을 사서 옷만..

꽃길을 깔다-쇼파덮개

초보 뜨개질로 짠 우리집의 블랭킷을 보고 딸은 그저 예쁘다는 말뿐, "엄마 저거 나도 하나 해 줘"라고 말하지 못하였다. 봄부터 떠서 여름을 지나고 가을도 지나서야 완성한 블랭킷은 딸네집 쇼파덮개를 위한 것. 집에서 깔아 보고 사진을 찍었고 딸은 자기집 쇼파에 깔면서 이 블랭킷이 이라며 환호했다. 딸이 가끔 엄마에게 건네는 말 "엄마, 이젠 꽃길만 걷기로 해요!" 지나온 시간 마다 겪었을 무수한 아픔이 떠오르는 말, 그러나 그 시간을 견뎌 이긴 사람의 튼튼한 가슴으로 앞날에는 꽃을 안고 가리라는 다짐의 말.

알록달록 블랭킷 두번째

남은 실 정리한다고 시작한 뜨개였다. 원하나 뜨고 실이 남으면 다른 원을 두르면서 뜨고....그런데 이게 은근히 예뻤다. 알록달록... 알뜰하게 실을 다 써버리고 이사할 때는 깔끔하게 가자고 했다. 하지만 이사오고 나서 몇 종류의 색깔 실을 더 샀다. 더 많이 이어서 침대 매트를 해도 예쁘겠어 하는 맘이 조금 들긴했지만 이 블랭킷은 여러 실이 들어가는 만큼 중간에 실을 잘라야 한다. 실 끊기 참 싫다. 그러다 알았다. 모티브를 잇는 방법이 따로 있었고 마지막 배색 실은 끊지 않고 이어나간다는 것을. 그래서 여기서 딱 그쳤다. 배색실 잇는 방법은 다른 포스팅에 사진을 올려 놓으려 한다. 이 블랭킷은 165 × 95 센티. 오늘은 완성한 날이니 거실 티비 장식장에도 올려놓아 본다. 공부방에 두고 무릎을 덮어..

거실의 꽃밭이 되다, 블랭킷

뜨개질 할 때는 똑같은 무늬 뜨는 게 지겹기도 했고, 6각형 모아 이을 때는 귀찮기도 했지만, 다 만들어 놓고 새 집 거실에서 펼쳐보니 이제야말로 빛이 난다. 음! 꽃밭이 되었네. 새로 장만한 쇼파 색깔에 딱 맞는데다가 +비스듬히 누워 티비 볼 때는 더욱더 좋은 게 이불 역할도 해주니까. 이 봄에 딱이다 블랭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