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4월 오샤레공방 잡지표지에는 꽃을 단 뜨개 가방이 올라가 있었다. 그즈음의 나는 재봉을 배운 지 얼마 안 되어 일본의 옷만들기 잡지는 하루 종일 구경해도 좋았다. 오샤레공방 잡지는 한 달에 한 번 나오고 있었는데 나는 그 책을 사서 거의 옷만들기 과정만 보고는 했다. 그외의 것은 봐도 잘 모르겠고 흥미를 가질 수도 없어서 사진만 휘리릭 보고 덮기 일쑤였다. 일본어가 초급이었던 때였으므로 나는 일본의 잡지를 거의 그림 위주로 보고 있었다. 4월 잡지는 매우 예뻤다. 연두색 바탕에 빨간 장미를 수놓은 모양이어서 눈에 확 띄었다. 그런데 나는 그때 그 모양대로 가방을 만들 엄두를 내지 못했다. 장미를 뜨는 코바늘 도안이 도통 이해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신 옷만들기 코너를 보면서 천을 사서 옷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