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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나지 않는 노래

최진영 장편소설 내가 이 세상에 있기 전, 내 나이를 거쳐간 나의 어머니, 어머니의 어머니. 여자들의 이야기. 험하고 무례한 시대를 지나 당도한 오늘에도, 여성들은 견딘다. 시간을. 견디며 거칠어진 마음밭, 그러나 잘 들여다보면 꽃이 피던 시절은 있었다. 다만 꽃밭을 뭉개던 폭력은 오래도록 그 짓을 반복하고 있었다. 최진영의 소설을 모두 읽고 싶다는 마음에 주문한 또다른 책이었다. 다음은 을 읽어보겠다. 책을 읽고 스마트폰으로 여기에 이렇게나마 메모를 해두어야겠다. 지난 달에 읽은 최진영의 다른 소설 의 내용을 또 까맣게 잊어버리고 있었다는 걸, 어젯밤 책장을 정리하다가 알았다. 이런 망각이 한두번 있는 일도 아니고, 10년 전부터 쭉 이런 넋두리를 해 온 것 같다. 놀랍지도 않는 증상이다. 그래서 티스..

9월누가 나쁜 사람인가

악인, 요시다슈이치 장편소설 메모1. 내용이 기억날락말락한 상태로 책장에서 책등만 보이고 있던 책을 꺼내 읽었다. 3년 전에 읽은 후 메모가 있었지만 거의 새 책 읽는 것처럼 스토리에 몰입. 정사장면도 적나라한데, 젊었을 적에는 글자마저 민망해 잘 쳐다보지 못할 표현에 눈깜짝도 안 하게 되는 건 소설 속 등장인물 중 할머니 쪽에 가까운 내 나이탓인가. 메모2. 책을 읽고 내 생각 살인 사건의 가해자는 사람을 죽였기 때문에 악인이지만, 이 사람을 범죄자로 만든 상황을 알고나면 이 소설이 재차 질문하는 것 같다. 이 범인이 진짜 나쁜 사람인가? 피해자라는 사람들은 정말 피해만 받은 건가, 묻게 된다.

詩 워크샵

시의 기분 새벽 머리맡에서 목소리를 들었다 검은 돌은 검은 돌 구두점은 구두점 검은 돌은 말이 없고 구두점은 기다린다 안개빛으로 뿌연 잠의 길에서 눈이 떠지지 않았다 팔을 뻗어 보았으나 잡히지 않았다 잠결을 헤치며 속삭이는 소리 말이 없는 검은 돌, 기다리는 구두점 구두점은 기다리고 검은 돌은 말이 없다 잃어버려 찾을 수 없게 된 이름을 오래도록 기다린 적이 있다 베개를 적시는 울음이 소리를 내지 못하고 썩어 기다림은 낮 동안에도 검은 칠로 지워져 갔다. 말이 없는 것을 기다리는 고단함 찾을 수 없는 것을 기다리는 공포를 기억한다 그러니 찾기를 멈추고자 눈을 힘껏 감을 때 핏줄처럼 떠오르는 붉은 실의 저녁 저녁 마당에서 불던 바람이 잠의 안개를 벗겼다 구두점이 검은 돌을 업고 내 머리맡에 와 있었다 붉은..

카테고리 없음 2023.04.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