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 만, 앰 를 처음 만났던 지난 해에 베트남을 월남으로 이야기 하던 1975년의 어느 날을 기억했다. 그날 5학년 1반 담임 선생님께서 우리 교실로 오더니, 월남이 망했다. 전쟁이 끝났다, 라고 말했다. 매우 진지한 표정이어서 가만히 듣기만 했었는데 그 외 다른 말들을 잘 이해하지 못했다. 우리 동네에 어머니들에게 인기가 있던 월남치마와 월남이란 나라가 망한 것과 나보다 1년 위인 S의 아버지가 월남에 다녀왔다는 이야기도 잘 연결하지 못했다. 군대는 20대의 젊은이만 다녀오는 게 아닌가 궁금했지만 더 이상 물어보지 않고 흘려 보냈고 월남이나 베트콩 이라는 말이 생소한 만큼 빨리 치워버리면서 베트남은 내 어린 시절에 잠시 왔다가 잊혀졌다. 어느 날 보니 베트남이 다시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며 여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