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나 만나러 간다고 했더니 아들이 용돈을 보냈다. 며칠 전에는 며느리가 따로 챙겨주었는데 또 보낸 것이라 안 받겠다고 했지만, 받아달라고 한다. 누나랑 백화점 가서 옷 사입으라, 백화점 옷이 좋더라, 엄마는 자기 옷을 못 사니까 이 돈으로 꼭 엄마 봄 외투를 사 입어라, 아기낳고 정신없이 지내느라 정작 엄마를 챙기지 못하고 있더라, 엄마가 돈을 받아주면 미안한 마음이 덜어지겠다. 아들의 메세지를 읽고 안 받겠다던 말을 뒤집고, 고맙다 잘 쓸게, 로 대답했다. 내 통장에 또 돈이 쌓인다.아들이, 며느리가, 딸이, 사위가 주는 용돈을 받을 나이가 아니야, 라면서도 받는 사람이 되었다. 주는 사람이 아니라 받는 사람이 되었다. 내가 주는 건 작고 받는 건 언제나 미안하다. 자식의 돈에는 이 돈을 벌기 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