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저귀의 추억 “언니 어린 시절이 이랬다고? 언니가 아니고 할머니가 겪은 옛날이야기 같아!” 밭 도랑에서 기저귀를 빨았다는 내 글을 읽은 막내 동생이 말했다. 이제 오십 초반의 동생에게, 글에 나오는 나는 60세의 언니가 아니고 여덟 살의 아이로 보였던 모양이다. 동생은 내 부모가 눈치껏 알아서 집안일을 하는 딸에게 너무 무심했던 거라고, 결론지었다. “언니와 나랑 아홉 살 밖에 차이가 안 나는데, 어린 시절 기억은 너무 다른 것 같아!” 어딘가 미안한 마음으로 동생이 말했다. “기저귀 말인데, 우리집에서 제대로 된 기저귀를 한 건 너 부터였어.” 그게 무슨 말이냐고, 기저귀 없이 아기를 어떻게 키우냐고, 동생이 말했다. 남동생 둘 아래로 여동생이 태어난 건 내가 열 살이던 1973년 여름이었다. 동생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