字夢のノート(공책)/2024년 日記帳

글잉걸1-뭐라도 쓰기(책상앞)

자몽미소 2024. 3. 27. 09:56

Morning Letter of the Greengirl-1

 

느닷없이 써본다. 이것은 편지일 수도 있고, 나의 독백일 수도 있다. 하지만 어젯밤 읽은 한 줄의 문장 때문에 나는 이렇게 무어라도 써야겠다고 생각했고, 노트북을 열었다.

글은 비비언 고닉의 < 아무도 지켜보지 않지만 모두가 공연을 한다> 의 책 안에 있었다. 작가는 이렇게 쓰고 있었다.

일을 해, 나는 나 자신에게 말했다. 열심히 일을 해. 하지만 난 열심히 일할 수 없어. 꾸준히 일하는 법도 간신히 배운 참이라, 열심히는 절대 못하겠어.”

어젯밤에 나는 이 문장을 공책에 만년필로 옮겨적어 보았다. 눈으로 볼 때보다 손으로 적으면서 이 문장을 발견한 게 내게 온 선물 같아졌다. 나에게 말을 거는 문장을 만난 것 같았기 때문이다. 작가는 일하는 법을 간신히 배웠다고 했지만, 나는 그녀가 쓴 꾸준히 일하는 법이라는 말에 더 주목했다. 나는 일하는 법조차 배우지 못하였다. 뿐만 아니라, 다른 많은 것들에서 꾸준히 하는 게 어려운 사람이다.

오늘 새벽 꿈에 뱀을 보았다. 내 발 밑으로 기어가는 비단뱀을 밟지 않으려고 애쓰다가 살짝 뱀의 등을 밟은 것 같다. 꿈은 희미해져가고 있다. 잠을 잘 잤기 때문에 꿈은 뱀처럼 꼬리를 감추고 있고, 잠을 잘 자지 못한 날에 비해 몸은 아픈 데가 없고 마음에 흐린 구름도 없다. 다만 어제 읽은 문장 중에 꾸준히란 단어가 사라지지 않아서 내가 무엇을 꾸준히 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에 매달려 있다.

꾸준히 해야 할 것들은 꾸준히 해야 한다. 꾸준히 하고 싶은 것들은 꾸준히 하게 된다. 꾸준히 하고 싶은 것이 있는가. 있다. 꾸준히 하고 싶은데 왜 꾸준히 하게 되지 않지? 꾸준히 하는 것에 연습이 부족하기 때문일까. 그럴지도 모른다. 그러면 꾸준히 할 것을 생각해보자.

매일 아침에 책상에 앉자. 책상에 앉아서 이런 거 써보자. 이거 괜찮지 않겠어? 하지만 원고지 10장은 넘지 않게 쓰기로. 해볼까. 그래 해 보자. 이러면 노트북 열기가 쉬워지겠네. 노트북이 있는 책상에는 자연스레 앉게 되겠네. 괜찮네. 오늘 첫날인데, 작심 3일을 넘기면 30일을 넘길 수 있겠네. 연습인 거네. 꾸준히 책상에 앉아 있는 거. 꾸준히 책상에서 할 일을 하는 거.

오늘은, 일본 출판사에서 보내온 번역 출판 계약서 안을 살펴보아야 한다. 그 일을 하기 전에 이 글을 쓴다.

오늘은 또, 월요일에 쓴 에세이를 다시 고쳐 써야 한다. 그 일을 하기 전에 이 글을 쓴다.

 

이것은 글일까. 이런 것도 글이다, 라고 너그럽게 말해준다. 나는 이것을 글잉걸이라고 이름 붙인다.불의 잉걸처럼, 나의 이런 행동이 내 글의 잉걸이 되길 바란다. 글잉걸은 “Greengirl” 로도 오해될 것이다. 나는 이제 막 문학의 문턱 앞에서 문을 두드려보는 열일곱의 소녀처럼 이런 글쓰기의 연습을 시도해 본다. 나를 책상에 앉히는 것이다. 친구들과 아침을 여는 모임을 하고 책상에 앉아 있는 사진을 보내고 있다. 요새는 그 마음이 희미해져서 다시 책상에 앉히는 것이다. 책상에 앉아 노트북을 열고 화면을 마주하고 쓰면서 내 손가락이 문장을 더듬게 하고 싶다.  나는 그린 걸, 초록소녀, 수많은 시행착오가 기다리고 있음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도록, 스스로 경험을 쌓아야만 할 어린 사람이 되는 것이다. (2024327, 오전 950)